[롯데분쟁 2라운드] 중국 투자 회계서류 공방 이어져…23일 3차 심문 열기로

“가처분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롯데그룹이 방대한 회계 서류를 제출한 것만으로도 우리가 (법정다툼의) 승기를 다진 것이다.(신동주 전 부회장 측)”

“회사와 관련된 모든 자료는 공시되고, 재무재표를 통해 손익이 나오기 때문에 이런 공시가 없었다면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역시 자신들이 주장하는 손실금액을 산정하지 못했을 것이다(신동빈 회장 측)”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가처분 심문기일에서 신동주(61)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과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 측이 회계 서류 제출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재판장 조용현 부장판사)는 2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낸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에 대한 2차 심문기일을 열었다.

재판부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 측은 지난주 금요일 1만 6000페이지에 이르는 회계자료와 부속서류를 법원에 제출했다. 중국사업의 손실 책임을 묻겠다는 신동주 전 부회장 측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신동빈 회장 측은 롯데그룹이 중국사업의 손실규모를 축소했다는 주장에 대해 “(회계)적용 기준이 다른 것 뿐 맞는 숫자”라고 맞섰다. 금융감독원이 2014년 제시한 모범사례에 따라 작성된 것이라는 게 신동빈 회장 측 설명이다.

신동빈 회장 측은 신격호 회장의 건강 이상설도 언급했다. 중국사업 진출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던 신격호 회장이 갑자기 허위보고와 부실보고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신동빈 회장 측은 일본법원에서 신격호 회장의 판단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라 한 달 뒤에 기일을 열기로 한 사실도 언급했다.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롯데그룹이 가처분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방대한 회계 서류를 제출한 것만으로도 우리가 승기를 다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을 통해 회계자료를 확보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중국사업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최근 4년간 중국 주요사업의 매출 실적은 답보상태로, 당기순손실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만 5549억원에 이른다. 중국사업 부실이 회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주주의 지위에서 문제 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동빈 회장 측에서 제출한 서류 수량만 따져보더라도 저희가 요청한 것의 90% 이상을 볼 수 있게 됐는데, 사실상 이긴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서류의 양이 많아 2~3일 정도의 시간 동안 서류 목록 조차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 신동빈 회장이 제출하지 않은 서류가 양적으로는 적지만 혹시나 그 부분에 감춰진게 있는지 확인한 뒤 추후 기일에 마지막으로 주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신청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마지막으로 한차례 더 기일을 열기로 했다. 다음 기일은 12월 23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