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투신 학생, 일차적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 황당한 판결

입력 2015-12-01 11:28수정 2015-12-0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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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투신 학생, 책임은 부모에 있다?" 황당한 판결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자녀 보호의 양육에 관한 일차적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 왕따로 인해 투신한 학생의 부모가 가해자나 그 부모보다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용관 부장판사)는 A(14)양 부모가 제기한 4억여원을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가해자 부모와 서울시는 1억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가해자 부모의 책임은 20%로 제한했다. A양을 괴롭혔던 가해 학생들은 모두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 재판부는 "A양이 괴롭힘을 당하다 결국 정신적 고통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됐다"면서도 "이는 A양의 선택이며 자녀 보호의 양육에 관한 일차적 책임은 부모에게 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담임교사와 교장에 대해서도 A양에 대한 보호·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했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순 없었던 만큼 배상 책임이 없다고 봤다. 다만, 공무원인 이들의 직무상 과실에 대해선 서울시가 21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A양은 지난 2011년 11월 서울 모 중학교에서 200m 떨어진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투신해 숨졌다. A양의 주머니에선 왕따 피해를 호소하는 유서가 발견됐다.

가해 학생들은 학우였다. 필통으로 A양의 머리를 치고 주먹으로 어깨와 팔을 때렸다. 욕설도 했다. 가족여행을 간 사이에 책상을 엎고 서랍에 물을 부어 교과서를 다 젖게 만들었다. A양은 항의했지만 가해 학생들은 A양의 휴대전화를 교실 히터 밑에 숨기고 선물로 받은 빼빼로를 가방에서 꺼내 훔치는 등 괴롭힘을 멈추지 않았다.

이를 안 부모는 해당 학교의 교장을 만나 조치를 요구했지만, 딸이 계속 폭행을 당하자 담임교사에게 전화로 호소했다. 담임은 "싸우지 말라"는 훈계 외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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