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35조원 규모 유전 개발 프로젝트 본격 추진…고민 깊어지는 OPEC

입력 2015-11-30 09:10수정 2015-11-3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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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2020년까지 생산량 570만 배럴 수준으로…전문가들, 장기적으로 OPEC 압박할 듯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를 앞둔 이란이 300억 달러(약 35조원) 규모의 유전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면서 원유 시장 복귀를 예고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에서 글로벌 원유 기업을 상대로 3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자금 유치 콘퍼런스를 열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이란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원유 생산량을 현재의 2배 수준인 570만 배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이란석유계약(IPC, Iran Petroleum Contract)’ 조항을 통해 외국 자본과의 계약기간을 최장 25년까지 연장하고 외국 투자기업들에 52개의 투자 유치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토탈, 로열더치셸 등 여러 글로벌 기업이 관심을 보였고 내년 3~4월경에 이들과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IPC는 이번 프로젝트 발주를 위한 계약 방식으로 외국 기업들이 원유나 천연가스 생산량을 미리 예상해 배럴당 고정 생산 수수료를 입찰에 부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잔가네 장관은 “비록 IPC가 완벽한 계약 조건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과 이란 양측에 모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란의 원유 개발 프로젝트가 장기적으로 OPEC의 원유정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 매장량 기준 세계 4위인 이란의 복귀는 시장 점유율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압박하는 동시에 시장 내 공급 과잉으로 인한 유가 하락을 더 심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OPEC를 이끄는 사우디는 베네수엘라, 알제리, 앙골라 등 다른 회원국의 감산 압박에도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감산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달 4일 열리는 OPEC 각료회의에서도 기존의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백악관 경제고문인 로버트 맥널리 컨설턴트는 “이란이 아직 시장에 복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12월 회의에서 이란 문제가 크게 논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 내 공급과잉 현상이 개선될 요지가 없어 이란의 움직임은 장기적으로 OPEC를 압박하고, 시장엔 곧 검은 먹구름이 형성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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