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100년 역사 성환이화시장 순대타운, “단골손님이 시장 이름 지었죠!”

입력 2015-11-29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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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방송화면 캡처)

*‘다큐멘터리 3일’ 100년 역사 성환이화시장 순대타운, “단골손님이 시장 이름 지었죠!”

‘다큐멘터리 3일’이 100년 역사의 성환이화시장 순대타운을 찾아간다.

29일 밤 10시 50분 방송되는 KBS 2TV 시사ㆍ교양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3일’ 429회에서는 ‘뚝배기 인생 - 성환이화시장 순대타운’ 편이 전파를 탄다.

이날 ‘다큐멘터리 3일’ 소개되는 성환이화시장 순대타운은 충남 천안에 위치한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에는 매월 1일, 6일마다 오일장이 열린다. 그리고 이때만 맛볼 수 있는 성환이화시장의 자랑, 순대국밥이다.

9곳 중 6곳이 장날과 장 전날에만 운영을 하는 성환 순대국밥의 특징은 순대를 직접 만든다는 것이다. 육수를 푹 고아 내고 순대 속에 들어갈 채소를 하나하나 직접 손질하며 순대를 삶아내기까지. 뜨끈한 순대국밥 한 그릇에는 이들의 땀방울이 담겨있다.

이름도 없이 천막에서 장사를 시작했던 순대타운 사람들. 뚝배기에 담긴 그들의 진한 삶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름도 없이 장사를 했던 순대타운에 이름을 지어준 것은 바로 단골손님들이었다.

가게 찾는 것을 헷갈려 하던 손님들이 천막을 친 순서대로 첫 번째 집, 두 번째 집 등으로 부른 것이 그들의 상호가 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촛불을 켜고 수도시설이 없어서 물을 길어다 장사를 했던 옛날의 순대타운. 전기도 들어오고 물도 나오는 지금, 이들은 호텔에서 일하는 것만 같다고 말한다.

가게를 운영하는 박정옥(50) 씨는 “엄마가 장사 하실 때부터 우리 손님들이 여기 상호를 딱 지어놨기 때문에 이 상호를 바꾸면 안 될 것 같아. 손님들이 이 상호를 먼저 알지, 우리 얼굴을 먼저 아는 게 아니거든”이라고 말했다.

몸과 마음이 아프고 고단할 때, 성환 순대 국밥집을 찾는 이들이 많다.

임효신 씨 또한 몸이 편치 않은 어머니를 모시고 이곳을 찾았다. 자식밖에 모르고 살던 어머니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게 된 지 10년. 건강했던 시절부터 좋아했던 성환 순대국밥을 먹으러 자식부터 사위, 손녀까지 온 가족이 총출동했다.

항상 자식들을 먼저 챙겨주던 어머니. 이젠 반대 입장이 되어 자녀들의 봉양을 받게 되었다.

어머니와 자식들이 함께 먹는 순대국밥 한 뚝배기는 서로에게 치유가 된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성환 순대국밥. 이곳에 위치한 9곳의 순대국밥 중 세 곳은 3대 째 순대 국밥집을 운영 중이다. 그중 한 곳이 바로 한상금 사장과 안인수 사장이 운영하는 순대국밥 집. 친정어머니가 하던 이곳을 한상금 사장이 물려받았고 현재는 아들인 안인수 사장과 함께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쉬는 날 없이 장사를 했던 탓에 작년,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병원 신세를 졌던 한상금 사장. 병상에서도 가게 걱정을 하던 그녀에게 순대국밥은 손님과의 약속이자 인생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들어 순대국밥 전선에 뛰어든 이들도 있다. 동서지간인 이효숙, 이수진, 신택진 사장은 60여 년이 된 국밥집을 올해 7월에 인수해 운영 중이다.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시작한 장사지만 국밥 한 그릇 끓이기가 결코 쉽지 않았던 이들. 육수를 끓이다가 솥에서 녹이 우러나 벌게진 육수를 다 버리기도 하고 손님에게 맛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일쑤였다. 제대로 된 국밥을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에 가마솥 앞에서 꼬박 밤을 새워 육수를 지켜보는 정성 덕분이었을까. 3개월을 넘길 수 있을까 하던 주변의 걱정과는 달리 장사를 시작한 지 5개월째에 접어들었고 단골도 생겼다.

이틀간의 장사를 위해 밤을 꼬박 새우는 이곳 사람들. 성환을 찾는 손님들에게 이들은, 정성이 듬뿍 담긴 순대국밥 한 그릇을 대접한다.

안인수(38) 씨는 “몸이 이러고 있는데 왜 가서 장사 준비 생각을 하냐 했더니 어머님이 딱 한 마디 하셨어요. ‘그게 내 여태까지 살아온 인생이다’ 그 한 마디에 뭐라고 못하고 와서 장사를 했어요. 그 때 (이곳이) 어머니 인생이라고 했으니까”라고 말했다.

신택진(46)씨는 “전 (순대국밥을) 만들어서 힘 얻고 (손님들이) 이걸 드시고 힘을 내서 다시 하루를 다시 움직일 수 있고 같이 하는 거죠. 드시러 오는 분이 많으면 많을수록 저도 이제 다시 힘을 얻는 거고요. 저 혼자만 있는 게 아니라 같이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한편 ‘다큐멘터리 3일’은 매주 일요일 밤 10시 50분 KBS 2TV를 통해 방송된다.

*‘다큐멘터리 3일’ 100년 역사 성환이화시장 순대타운, “단골손님이 시장 이름 지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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