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프로 파이팅!” 올해 처음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선수의 팀 대항전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 2015(총상금 10억원ㆍ우승상금 6억5000만원) 대회장엔 유난히 ‘박 프로’를 응원하는 사람이 많았다.
29일 부산 기장군 베이사이드 골프장 파크ㆍ레이크 코스(파72ㆍ6232야드)에서는 이 대회 최종 3라운드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조로 출발한 해외파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와 국내파 박성현(22ㆍ넵스)의 맞대결이었다.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닌 두 선수는 올 시즌 미국과 국내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박인비는 LPGA 투어 시즌 5승을 달성하며 베어트로피(최저타상)를 수상,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입회 조건을 충족시켰다.
박인비는 또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사상 7번째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반면 박성현은 KLPGA 투어 시즌 3승을 달성하며 새 기대주로 거듭났다. 특히 박성현은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 부문 1위를 차지할 만큼 호쾌한 장타력을 뽐내 골프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박인비의 승리에 초점이 맞춰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박성현의 승리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다. 박성현은 이날 특기인 장타력과 고감도 아이언샷, 정확한 퍼트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시종일관 박인비를 압도했다.
결국 박성현은 박인비를 3홀 남기고 5홀 차 승리를 따내며 박인비와의 생애 첫 싱글 매치플레이를 승리로 장식했다.
비록 경기를 LPGA 투어 선수들이 KLPGA 투어 선수들을 14대10으로 이겼지만 박성현의 선전만으로도 얻은 것이 많다.
박성현은 올 시즌 KLPGA 투어에 나타난 신성이다. 한국여자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자신감을 얻었고, 시즌 막판에는 물오른 샷 감각을 뽐내며 KLPGA 투어 판도를 주도했다. 내년 시즌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경기를 마친 박성현은 담담한 모습으로 프레스룸을 찾았다. 박인비에 5홀 차 승리 소감을 묻자, “경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다. 하지만 긴장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성현은 “(박)인비 언니는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보고 오늘 처음인데 항상 일관된 모습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플레이를 통해 KLPGA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국내파 주장 김보경(29ㆍ요진건설)에 대해서는 “대회장에서 (김)보경 언니랑 플레이를 많이 했는데 이번처럼 적극적인 모습은 처음 봤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줬기 때문에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