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의 그런데] '잠재적' 인분교수 25명 중 1명…엘리트들의 잔혹 범죄, 왜?

입력 2015-11-2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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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TV)

수년간 제자에게 엽기적인 가혹 행위를 일삼은 ‘인분교수’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정 최고형인 10년 4개월을 넘어선 중형입니다. 검찰의 구형(10년)보다 더 무겁습니다.

“피고인의 행위는 육체적 가혹 행위를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한 정신적 살인행위다.”

재판부의 판결문입니다. 모두가 “합당한 결과”라고 말합니다. 그를 두둔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제자에게 인분을 먹이고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는 일을 ‘교육 과정’으로 이해하기는 힘듭니다.

인분교수는 왜 악마가 됐을까요? 전문가들은 그가 ‘화이트칼라 소시오패스’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소시오패스란 반사회적인 흉악범죄를 저지르고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인격장애를 말합니다. 잘못된 행동이란 걸 알면서도 범죄를 행한다는 점에서 사이코패스와 구분됩니다.

이들은 자신의 이익과 쾌락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사람을 때리거나, 죽여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죠. 인간에 대한 애정은 물론이고 가족, 친구, 이웃에 대해서도 아무런 의무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들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합니다. 인분 교수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제자 잘되라고 한 행위”란 어이없는 변명을 늘어놨죠.

‘잘못했습니다’란 그의 사과는 ‘사회적 파문을 일으켜 죄송합니다’란 뜻일 겁니다. ‘걸리지 않게 더 꼼꼼히 살폈어야 했는데’란 의미의 자책말입니다.

그런데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이 같은 ‘잠재적 인분교수’가 우리 주변에 많다는 사실, 아십니까? 미국 보건후생부에 따르면 전 인구의 4% 정도가 소시오패스라고 합니다. 25명중 1명 꼴입니다.

(출처=EBS '지식채널 e')

무섭습니다. 제가 생활하는 곳곳에 소시오패스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합니다. 이렇게 소시오패스가 많아진 이유가 뭘까요. 이 시대의 '헬조선'과 '금수저'가 인간성의 말살을 부추기는 건 아닐까요.

심리학자 마샤 스타우트는 “양심이 존재하지 않는 소시오패스는 다른 '사람'들과 진정한'관계'로 연결되는 능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는 이들도 문제지만 소시오패스를 방조하는 사회도 문제입니다. 우리가 소시오패스를 키우고 있는 건 아닐까요. 인분교수의 가혹 행위에 가담한 제자들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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