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인사] 유통가 12월 인사풍경 미리 보니… 변화보다 안정 “역대 최소”

입력 2015-11-26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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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ㆍ신세계 ‘유임 무게’… 현대 ‘면세점탈락’ㆍCJ ‘이재현 재판’ 영향

▲▲(왼쪽부터) 신격호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CJ그룹 등 주요 유통그룹사들이 12월 초ㆍ중순께 모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올해 실적부진은 물론 면세점 탈락과 총수 부재 등 각 그룹사마다 특수한 상황에 놓인 만큼 세대교체와 신상필벌의 바람이 불것으로 예견됐지만, 변화보다는 안정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이들 그룹의 인사 폭은 역대 최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그룹, 전쟁중에 장수 교체는 없다… ‘신동빈의 남자들’ 그대로 =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대로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경영권 분쟁의 막후에서 ‘신동빈의 원리더 체제’를 완성시켜나가고 있는 핵심 참모 조직을 그대로 껴안아 약속한 그룹의 개혁을 일궈낼 전망이다.

26일 롯데그룹 및 재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오는 12월 4일 신 회장 주재로 사장단 회의를 열어 실적 평가 및 내년 사업 계획 등을 검토한 후 곧바로 인사 작업에 돌입한다. 줄곧 1월 말께 임원 인사를 발표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인사 시점을 12월 말로 앞당긴 롯데는 올해의 경우 조금 더 이른 12월 초께 다음 해 1월 1일자 인사를 낼 계획이다.

인사는 소폭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에다 최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재입찰 실패가 겹쳐 그룹 위기를 겪고 있다. 더욱이 분쟁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호텔롯데 상장, 그룹의 숙원 사업인 123층 롯데월드타워 완공 등 산적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경영권을 지켜 ‘원 롯데ㆍ원 리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룹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핵심 인사들을 그대로 껴안고 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016년 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가 다음 달 초중순께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 며 “롯데그룹의 할일이 산적한 만큼 (신 회장이 약속한 개혁)비전을 완성하기 위해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경영권 분쟁 대응의 최일선에 서 있는 롯데그룹의 컨트롤 타워 정책본부를 중심으로, ‘신동빈의 남자’로 분류되는 이들의 변화는 없을 것이란 게 그룹 고위관계자의 시각이다.

▲(왼쪽부터)이인원 정책본부장 부회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사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실장 사장,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이사 사장.

우선 정책본부장인 이인원 부회장은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 그룹의 원로로서 중심을 잡고 이번 경영권 분쟁을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맡고 있는 황각규 사장은 신 회장과 가장 호흡을 오래 맞춰온 최측근이다. 신 회장의 대국민 공약인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호텔롯데 상장 등 기업지배구조개선 작업 역시 그의 머리에서 나왔으며, 이를 전면에 나서 주도하고 있어 자리를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책본부 대외협력실장인 소진세 사장은 대외 업무를 총괄하고 있어 움직일 수 없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 역시 그룹 내부 단속을 위해 전면 나서고 있어 현재의 같은 분위기에서 움직일 가능성은 없다. 특히 노 사장은 2007년부터 8년간 롯데마트 대표를 맡다가 올 1월 롯데월드타워 공사와 제2롯데월드몰 관리를 담당하는 롯데물산 대표로 옮긴 까닭에 내년 말까지 월다타워 완공(미션)이라는 중책도 완수해야한다.

이번 인사에서 교체ㆍ전보 가능성이 있는 곳은 롯데홈쇼핑과 롯데면세점, 롯데쇼핑 등 정도가 거론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가능성은 크지 않다. 롯데면세점 재승인 여부에 따라 운명이 갈릴 것으로 전망됐던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 역시 자리를 보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신 회장이 “(면세점 탈락은) 99%가 내 책임”이라고 언급한 점도 이 같은 전망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4월 롯데쇼핑 대표를 맡은 이원준 사장 교체 가능성도 크지 않다. 실적 부진이 부담이지만, 경영권 분쟁의 쟁점으로 롯데쇼핑의 중국 사업 부실 문제가 떠오를 때, 직접 나서 부실 규모에 대해 해명하는 등의 막대한 역할을 도맡아 해왔다.

2012년부터 햇수로 4년째 롯데홈쇼핑을 이끄는 강현구 대표는 납품 비리 논란으로 우여곡절 끝에 사업권을 재승인 받았지만, 최근 불거진 재승인 취소 가능성이 부담이다. 그러나 재승인 취소 가능성 자체가 너무 엄청난 일이여서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왼쪽부터) 김해성 경영전략실장 사장,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 부사장,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

◇신세계그룹, 주요 임원들 유임에 무게 = 신세계그룹 역시 안정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면세점 사업 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서울 시내 입성만 만큼 후속 인사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또 지난해 인사에 차세대 경영진을 적극 등용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는 점도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김해성 신세계 경영전략실장 사장,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 부사장, 최홍성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 사장 등의 임기는 2016년 3월14일이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은 2017년 3월 14일이다.

우선 신세계그룹의 경영전략을 총 지휘하는 김해성 경영전략실장의 유임은 확실시 된다. 그는 올해 면세점 입찰전에 과감히 베팅해 인천공항면세점과 서울 시내 면세사업권을 모두 따내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장재영 신세계백화점 대표도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장 대표는 내년 문을 여는 복합쇼핑몰 하남스퀘어와 동대구환승센터 등 백화점의 외연 확장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시내 1차 면세점 입찰에서 패배를 딛고 서울 시내 면세 사업권을 다낸 성영목 신세계DF 대표도 성과주의에 비쳐볼때 유임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아직 임기가 1년여 남은 이갑수 이마트 대표(부사장)는 인사 대상이 아니다.

신세계그룹 측은 “지난해 대표이사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젊은 임원들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던 만큼 올해는 소폭의 인사가 단행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백화점그룹ㆍCJ그룹 ‘예측불가 속 작은 변화 바람’ = 현대백화점그룹과 CJ그룹은 아직 구체적인 인사 전망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탈락에 따른 변화와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재판 결과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인사를 12월 12일 단행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도 12월 초ㆍ중순을 넘기지 않을 전망이다. 오는 12월 31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임원급 인사 대상자는 기획조정본부 김관수 홍보실 부실장을 비롯해 장영순 인재개발원장, 김창섭 사업개발팀장, 윤영식 미래전략팀장 등이다.

상품본부에서는 안용준 생활사업부장, 유태영 해외·잡화사업부장, 노성렬 패션사업부장 등이 인사 대상자다. 영업전략실에서는 정지영 영업전략실장, 김광수 회원운영 관리담당 등이 다.

인사와 관련해 하마평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대상자는 없지만, 대표이사급에서 내년초 주주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지 못하는 인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는 지난 7월 현대백화점 그룹이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점이 영향을 끼칠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오너 부재로 비상경영 중인 CJ그룹의 올해 다른 그룹에 비해서는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CJ그룹은 일반적으로 매월 10월께 임원 인사를 해 왔다. 하지만 이재현<사진> 회장이 구속된 2013년부터 인사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2013년엔 12월에 인사를, 지난해는 해를 넘겼다. 또 사실상 최근 2년간 임원인사를 거의 단행하지 않았다.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속 안정에 무게를 뒀다.

다만, 이번 인사는 그동안 승진인사만 단행하면서 소폭 인사가 이뤄진만큼 세대교체가 어느정도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기에는 내달 15일 열리는 이 회장의 판기환송심 선거 공판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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