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초동 현대슈퍼빌 주상복합 아파트의 '평형 부풀리기'에 따른 수사에 본격화되자 그 충격파가 일파 만파로 퍼지고 있다.
이같은 공용면적 첨삭을 통한 평형 부풀리기는 군소 업체가 지은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 등에서 가끔 발생하는 일이긴 하다. 실제로 '주상복합 특구'로 꼽히는 도곡동 일대 A오피스텔도 이미 오래 전부터 평형 부풀리기 의혹을 받아오고 있었던 바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전통의 건설 명가 현대건설이 역시 국내 부동산 개발 분야에서 1인자로 꼽히는 군인 공제회와 함께 추진한 사업이란 점에서 이번 평형 부풀리기 충격파는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시 건축과의 사용승인서류와 현대건설의 홍보책자 및 공급 계약서를 비교한 결과 서울 강남구 서초동 현대슈퍼빌 아파트의 57평부터 95평형까지 10개 평형 645세대 전체의 분양면적이 5∼8평씩 입주자 몰래 늘어난 채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 사실에 대해 업체 측은 분명히 알고 있었음에도 최대한 분양 계약자에게 이 사실을 숨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공사와 시행사가 준공 후 사용승인 때는 지어진 대로 서류를 작성해 시에 제출했지만 분양 홍보 팸플릿과 계약서에는 늘어난 평형을 제시해 소비자를 속였다는 혐의를 잡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입주자들은 이 같은 면적 부풀리기 의혹에 대해 수차례 회사에 질의를 신청했으나 의혹을 떨칠 수 없어 경찰에 수사를 요구했고 결국 면적 부풀리기 의혹은 사실로 드러나게 됐다. 이에 따라 두 업체로선 국내 최고의 건설사와 시행사란 위상에 스스로 '먹칠'을 하게 된 셈이다.
10개 평형의 실제 분양면적은 57,59,64,71,79,83A,83B,86,92,95평형이지만 홍보책자와 계약서에는 각각 62,64,69,77,86,90A,90B,93,100,102평형으로 5-8평형씩 부풀려 기재돼 있고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직도 후자가 평형으로 분류되고 있다.
분양면적(공급면적)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실제 사용하는 전용면적과 계단, 엘리베이터실, 복도 등 공용면적을 더한 면적을 의미한다. 즉 전용면적 72.36평(239.22㎡), 공용면적 28.14평(93.03㎡)으로 분양면적 100.51평(332.25㎡)으로 계약된 100평형의 경우 실제 주차장 면적은 102.51㎡이지만 77.44㎡으로 축소됐고 줄어든 면적이 공용면적에 편입돼 계약서상 분양면적은 92.94평에서 100.51평으로 둔갑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측은 "분양금액은 평당금액을 57평형으로 받는 것도 아니고 62평형으로 받는 것도 아니며 전용면적, 공용면적, 지하주차장 면적을 더해 76.6평형으로 대지면적 가격을 포함해 받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문제는 있다. 통상 수요자들은 분양가를 평당가로 환산해 보게된다. 따라서 이렇게 분양면적을 늘리면 평당 분양가를 낮출 수 있어 타사 분양물량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처럼 포장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현대슈퍼빌은 62평형이 분양가 대비 3배 가량 매매가가 뛰어오른 것을 비롯해, 전평형에서 약 2.5배의 분양가 대비 매매가 상승세를 기록하며 아크로비스타에 이어 서초구 제2위의 주상복합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