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은 23일 '11·14 집회시위'에 참가했던 백남기씨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것과 관련, "인간적으로는 제가 오늘 충분히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 전체회의에 참석,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이 경찰의 시위진압 과정에 백씨가 중상을 입은 데 대해 '인간적으로라도'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이처럼 답했다.
다만, 강 청장은 법률적 책임이 뒤따르는 차원의 사과는 거부했다.
강 청장은 "사실 관계와 법률관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사과한다는 것은 (어렵다)"라며 "결과가 중한 것만 가지고 '무엇이 잘못됐다 잘됐다'라고 말하는 건 이성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인간적인 사과와 법률적 사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강 청장은 "좀 더 명확한 사실관계와 법률 적용 문제에 대한 결정이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사과나 책임까지도 당연히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사과 가능성은 열어뒀다.
아울러 백씨에게 병문안을 가보라는 새정치연합 강창일 의원의 거듭된 주장에 강 청장은 "적정한 시점에 가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강 청장은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수사와 관련,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에 예외되는 지역은 없다고 보지만 종교시설의 특성을 감안해 집행방안을 여러 가지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