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현장] 전인지 몸속에 흐르는 성공유전자

입력 2015-11-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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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LPGA 투어 4관왕에 오른 전인지가 내년 시즌 LPGA 투어에 정식 데뷔한다. (KLPGA)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주역을 꼽으라면 단연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다. 다승왕과 상금왕, 대상, 평균타수까지 1위를 휩쓸며 4관왕에 오른 전인지는 김효주(20ㆍ롯데), 김세영(22ㆍ미래에셋), 장하나(23ㆍ비씨카드), 백규정(20ㆍCJ오쇼핑)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대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진출한 올 시즌 KLPGA 투어 흥행에 불을 지폈다.

하지만 전인지의 플레이는 더 이상 한국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LPGA 투어 메이저 대회 US오픈을 제패하면서 내년 시즌 LPGA 투어 카드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전인지는 국내 무대에 환희와 감동, 아쉬움과 여운을 남긴 채 미국으로 떠난다.

결국 내년 시즌은 전인지의 LPGA 투어 적응 스토리가 매 대회마다 화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낙관적인 의견이 많다. 전인지라면 전 세계 어떤 무대에서도 잘 해낼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골프 관계자들의 견해다.

올 시즌 화려한 성적은 전인지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대변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일본 투어에서 8승을 올릴 만큼 전례가 없는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특히 큰 무대에서 강해 그가 올린 8승 중 5승은 메이저 대회였다.

하지만 전인지에 대한 신뢰는 결코 성적이 전부는 아니다. 전북 군산에서 태어난 전인지는 초등학교 때 전국수학경시대회 대상을 받은 수학 영재다. 수학을 골프에 대입할 수는 없지만 모든 일을 수학 공식처럼 꼭 부러지게 해냈다. 어릴 적부터 수학문제 풀이를 좋아했던 전인지는 어려운 문제를 풀어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다. 모르는 문제는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었다. 질문에 질문을 이어가며 완전히 납득이 갈 때까지 학습했다.

이같은 열정은 골프 플레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샷에 대해 확신이 들 때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그 노력의 결실은 올 시즌 화려한 성적으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바람직한 인성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그의 LPGA 투어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제 스물한 살인 전인지는 올 시즌 부쩍 늘어난 인기와 관심에 부담감을 느낄 만도 하지만 오히려 팬들에게 더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어깨 부상 중에도 시즌 최종전에 출전한 전인지는 경기 중 팬들의 사진 촬영에 부담은커녕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거나 핑계를 대는 일도 없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자신이 놓인 환경에 대해 원망하는 일이 없었다.

다수의 LPGA 투어 관계자들도 이미 전인지의 성공을 점치고 있다. 그는 이미 낯선 환경을 뛰어넘을 실력과 인성, 적응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낮추고 늘 겸손한 선수, 타인에겐 관대하고 자신에겐 혹독한 선수, 자신의 부진에 핑계가 없는 선수, 늘 팬들과 소통하는 선수, 말 한마디에도 성숙함이 묻어나는 선수, 지금까지 이런 선수는 없었다. 그의 몸속엔 스스로 만들어낸 성공유전자가 흐른다. 전인지의 LPGA 투어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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