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L처럼 공감대 형성 중요...외국인 IT주 매수 눈길
삼성전자가 어닝쇼크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증권사들이 연이어 낮춘 1분기 눈높이보다도 낮았다.
13일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14조3900억원, 영업이익 1조180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각각 8%, 42% 감소했다고 밝혔다.
◆4년만에 '최악'...주범은 반도체
이번 1분기 실적은 2003년 2분기 영업익 1조1600억원이후 15분기만에 최저치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어닝쇼크이며, 2분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1분기 어닝쇼코로 인해 1분기 바닥, 2분기 회복론이 제기됐다.
이같은 부진의 원인으로 무엇보다 디램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가격 하락이 꼽히고 있다.
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원은 "D램출하량 저조, 플래시 시장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경쟁사 대비 차별성이 크게 줄어들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치보다 3000억원 가량 낮았던 반도체 부분의 실적 부진이 주범"이라며 "LCD부문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밝혔다.
◆2분기는 어떨까
사실 1분기보다 시장의 관심이 몰렸던 2분기 실적은 1분기 실적 악화를 이끈 반도체 가격 동향에 달려있다.
대우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굿모닝신한, 메리츠증권은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 회복을 예상했다.
정창원 연구원은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 회복될 것이라는 견해는 무리가 없다"면서도 "구조적 경쟁력 차별화 축소로 향후 이익트렌드가 어떤 수준에서 움직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교보증권도 2분기 바닥론에 우선하며 D램가격은 더 떨어지고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송종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1분기를 바닥으로 2분기부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D램가격 안정은 빠르면 2분기 중반에도 가능해 무엇보다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 안정이 향후 실적개선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 22곳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4조8295억원, 영업이익 1조3818억원이다.
◆LPL처럼 공감대 형성 '중요'
증권사별로 삼성전자 1분기 어닝쇼크를 두고 1분기냐 2분기냐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하반기 회복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을 좌우할 반도체 경기가 올해 5~6월경 바닥권을 벗어날 것을 염두에 두고 매수를 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LG필립스LCD처럼 회복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LG필립스LCD가 적자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업황회복 기대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D램부문도 LCD와 같이 실적 개선 기대감과 공감대가 형성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삼성전자 실적을 발표한 이후에도 IT주에 대해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조정시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잘 나가는 코스닥시장과 따로 노는 코스닥 IT업종 내 저평가된 종목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