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현장, 이투데이 기자가 간다⑤] ‘한류 선봉부대’ TS엔터테인먼트 홍보팀 체험

입력 2015-11-17 10:35수정 2015-11-1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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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없이 울리는 휴대폰… 하루 24시간 부족해요"

▲ 이투데이 강승훈 기자가 TS엔터테인먼트 직원들과 B.A.P 컴백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잘하면 개인이 잘해서, 못하면 홍보 때문에’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잘해도 칭찬보다는 야유와 질타를 먼저 받는 부서가 홍보팀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은 기획부터 마케팅, 매니지먼트 운용, 회사 실적 등 전 부문에 걸쳐서 신경써야 할 것이 많은 만큼 업무 스트레스도 남다르다. ‘한류현장 이투데이 기자가 간다’는 TS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을 찾았다. 이 회사의 홍보직원과 하루를 함께 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류스타를 만드는 그들의 일상을 깊숙히 들여다봤다.

홍보팀은 사업본부 소속이다. 김영실 사업본부장이 콘텐츠 기획팀, 언론 홍보팀, 해외 콘서트팀, 신인 개발팀, 팬 마케팅팀, MD팀을 관할하고 있고, 홍보팀인 채하늘 사원이 세부적인 일을 챙기고 있다. 채 사원은 TS엔터테인먼트 홍보팀에서 일한 지 1년 6개월째다. 경력은 짧지만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면서 베테랑 홍보 전문가로 거듭나고 있다.

TS엔터테인먼트에는 시크릿(전효성·정하나·송지은·한선화), B.A.P(방용국·힘찬·대현·영재·종업·젤로), 언터쳐블(슬리피·디액션), 소나무(수민·민재·디애나·나현·의진·하이디·뉴썬) 등 한류를 빛낸 아이돌과 연기자 한수연이 소속된 곳이다. 홍보팀은 소속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 활동이 끝난 연예인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도 간단한 내용은 파악하고 있어야 언론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홍보는 24시간 진행형= 엔터테인먼트 홍보팀 체험은 섭외부터 쉽지 않았다. 회사마다 노출을 꺼려하는 사안도 있고, 최근 사건 사고 등 이슈에 휘말린 회사는 더욱더 몸을 사렸다. 생각보다 쉽게 생각했던 홍보팀 섭외가 난항이다. 하지만 B.A.P 컴백으로 분주한 TS엔터테인먼트에게 결국 ‘OK’ 사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일일 홍보팀 사원으로 TS엔터테인먼트를 찾은 11일 오전. 막상 홍보팀 체험을 한다니까 기자나 홍보팀이나 걱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체험을 도울 조교(?)는 홍보팀 채하늘 사원. 채 사원도 다소 긴장한 눈치다. 직원들은 기자의 방문에 놀란 반응이다. 다른 직원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기에 낯선 이의 방문이 반갑지는 않은 것 같다.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이 뭐냐”고 묻자, 보도자료부터 작성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늘 기사를 쓰는 기자인데 보도자료 작성쯤이야. 마음이 가볍다.

내용은 B.A.P 컴백 관련 기사다. 보도자료를 통해 아티스트의 근황 및 앨범 공개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게 맞나요?”라는 질문에는 “내용은 가급적 간결하고 정확해야 돼요. 애매모호한 단어나 문장의 표현은 삼가야 하고요. 보도자료는 회사의 공식 입장과 같아서 꼭 한 번 더 확인해야 됩니다. 중요한 사항은 대표 결제까지 맡아야 되요”라고 강조했다.

기자가 쓴 보도자료라는 것은 좀 아이러니하다. 다행히 본부장 선에서 합격을 통보 받고 언론매체에 배포할 수 있었다.

매주 월요일은 팀장급 이상 간부회의와 전체 부서원 회의가 있는 날이다. 회의를 마치면 개별 팀 회의를 거쳐 각 안건에 대해 세부 논의가 진행된다. 각 부서가 유기적으로 원활하게 돌아가야만 소속 아티스트 활동도 무탈하다.

최근 B.A.P 컴백과 맞물려서 회의가 많았다. 주요 안건은 B.A.P의 성공적인 컴백과 활동에 관해서다. 이날 오후 4시 대회의실에는 홍보팀과 마케팅팀 장재연 대리, 신인개발팀 송병철 팀장이 동석했다.

“정말 우리 회사 아티스트라서가 아니라 B.A.P는 끼와 재능이 있는 친구들로 똘똘 뭉쳤어요.”

“맞아요.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이 큰 친구들이죠. 이번 앨범인 ‘Young, Wild & Free’는 멤버들의 이야기가 주된 테마인데, 메탈기타 사운드가 차별 포인트로 눈에 띄는 것 같아요.”

기자도 한마디 거들었다. “B.A.P가 회사와 갈등이 있었지만, 제2의 성장통을 겪은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각자 B.A.P의 대한 의견을 쏟아내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회의 내용은 대외비. 기자의 입도 무겁다. 어찌됐던 간에 B.A.P 활동에 대한 각 팀별간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했다.

▲이투데이 강승훈 기자가 TS엔터테인먼트 홍보팀 채하늘씨와 함께 가수들의 앨범을 진열장에 정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홍보팀은 점심도 일의 연장= 점심이라고 해도 홍보팀은 자유롭지 못하다. 대부분 점심은 언론사 미팅 혹은 유통사, 마케팅 협력 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회사 사람들과 밥을 먹는데, 주로 나누는 대화의 대부분이 회사 이야기이어서 한마디로 일의 연장이다.

기자가 일일 체험을 하는 와중에도 홍보팀 직원들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렸다. B.A.P 컴백과 관련해서 문의하는 기자들이 많아서다.

채 사원은 “전화 통화를 하다보면 문의 내용 외에도 다른 소속 연예인의 동정도 물어봐요.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려요. 민감한 사항을 물어볼 때는 난감하기도 하지만, 가급적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을 전달해요. 맞다. 통화는 꼭 상대방이 먼저 끊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라고 말했다. 고개가 끄덕여졌다. 통화도 예의가 필요하다.

홍보를 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뭘까? 채 사원은 “인터뷰 조율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매체도 많고, 제각각 원하는 날짜와 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뷰가 가능한 날짜가 매체마다 다르니까 조율이 쉽지 않아요. 그렇다고 다른 매체보다 늦게 하게 되면 내심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니까…”라고 살짝 귀띔했다.

◇저녁시간, 퇴근 안 해요?= 다음 할 일을 알려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진열장을 정리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진열장에는 소속 아티스트의 앨범이 빼곡히 쌓여 있었다. 크기와 앨범 종류에 따라 맞춰서 배열해야 보기도 좋다.

“보통 퇴근이 몇 시예요?”라고 묻자 “퇴근은 없다”며 웃는다. 출근은 정해져 있지만, 퇴근 시간은 자유롭지 않다는 말이다. 채 사원은 밤 9~11시 사이에 퇴근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일이 많다보면 개인적인 시간이 줄어든다. “연애도 못 하겠다”는 질문에 “그래서 지금은 쏠로”라는 답이 곧바로 돌아왔다.

주말도 예외는 아니다. 홍보팀은 휴일이 존재하지 않는다. 채 사원은 “주말에 가족들과 외식을 하러 갔는데, 일을 하느라 밥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부모님은 휴일인데도 쉬지 못하는 딸을 보고 안타까워하시죠. 이제 1년이 넘다보니 그런가보다 하시지만, 내심 안쓰러우신가 봐요”라며 말했다.

남들은 대부분 퇴근할 법한 밤 9시. 채 사원은 내일 일정을 체크하느라 분주하다. 개인적인 시간은 점점 줄고 있지만, 보람은 그 만큼 늘어난다고 하는 그녀의 웃음에서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묵묵히 이끌어가는 젊은 열정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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