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위니아, 쿠쿠전자 등 대거 활용… 중소업체 자금한계 측면서 불가피 주장도
국내 생활가전업체들이 사업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이에 따른 명암도 짙어지고 있다. 사업군을 넓히려는 업체들이 비교적 출시가 쉬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자개발생산(ODM) 제품들을 대거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어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11번가 등 국내 온라인 오픈마켓에는 대유위니아 ‘딤채S’와 기능ㆍ디자인이 유사한 중국 ‘미디어’사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딤채S는 대유위니아가 올해 종합가전회사로 도약을 내걸면서 야심차게 출시한 소형냉장고다. 미디어 제품과 기능은 거의 동일하지만 가격은 대유위니아 브랜드 제품이 약 6만~7만원 정도 비싸게 팔리고 있다
이는 대유위니아가 중국 미디어 제품을 국내에 ODM 판매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대유위니아는 올 상반기 딤채S를 출시할 당시 딤채 프라우드 기술력을 고스란히 담았다며, 기능과 디자인을 적극 홍보했다. 중국산 ODM 제품인줄 몰랐던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대유위니아는 딤채S 뿐만 아니라 업소용냉장고 ‘딤채C(제조업체 라셀르)’, 마이크로버블세정기 ‘위니아 마이크로버블(로보터스)’ 등의 제품을 ODM 판매하고 있다.
쿠쿠전자가 올해 출시한 안마의자도 중국산 OEM 제품이 아니냐는 의혹의 중심에 섰다. 문제의 제품은 ‘내추럴릴렉스’로, 쿠쿠전자는 출시 당시 자사의 기술력이 대거 탑재됐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쿠쿠전자의 안마의자가 중국 컴포트사 제품에 상표만 부착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에 쿠쿠전자 측은 제조는 중국에서 진행했지만, 핵심기능들은 자사가 개발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대유위니아와 쿠쿠전자 외에도 생활가전 중소ㆍ중견기업들의 OEMㆍODM 제품 전략은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기업들이 가장 손쉽게 제품 출시를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기업 브랜드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큰 소비자들에겐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ODM이라고 대놓고 설명해주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당연히 해당 제품을 브랜드로 생각해서 구매하게 된다”며 “오픈마켓만 봐도 판매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만큼, 소비자들이 배신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활가전 중소기업들은 사업 확장 측면에서 어쩔 수 없는 경영상 전략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모든 제품군을 자체 생산하려면 설비 투자 등 자금적인 부담이 상당해서다. 특히, 중소기업 입장에서 이 같은 부담은 더 크기 때문에 OEMㆍODM 전략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자금력이 풍부하지 않은 중소업체들의 입장에선 최선의 전략”이라며 “제품 그대로 출시하는 것이 아닌, 나름대로 회사의 디자인, 기술력 등을 접목해 업그레이드시켜 소비자들에게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