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의 그런데] 007 본드걸은 ‘섹시’ 아이콘? 당신이 몰랐던 그녀들의 정체

입력 2015-11-06 11:50수정 2015-11-1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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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007 닥터노’ 본드걸 우슬라 안드레스.(출처=유튜브 캡처)

흰 비키니를 입은 글래머러스한 이 여인이 누군지 아시나요? 바로 영화 007시리즈의 첫 회 ‘닥터노’(1962)에 등장하는 배우 우슬라 안드레스입니다. 바로 1대 ‘본드걸’인 셈이죠. 금발의 비너스처럼 해변에 등장한 이 배우, 섹시미가 철철 넘치죠?

본드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솔직히 ‘섹시’입니다. 육감적인 몸매와 미모가 먼저 그려지게 마련이니까요. 007시리즈 제임스 본드의 평균나이가 43.5세인데 비해 본드걸의 평균나이가 28.8세라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하죠. 거기다 바람둥이 제임스 본드는 10대 여성과도 로맨스를 펼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007시리즈의 본드걸들이 성적 매력과 백치미를 풍기며 “사랑해요 본드”, “도와줘요 본드”만 읊었던 걸까요. 본드걸 캐릭터들을 분석한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의 리사 펀넬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여성과 성별 연구 전문가인 그는 본드걸이 눈요깃감, 그 이상의 역할을 해왔다고 말합니다.

심지어 1960년대 본드걸도 본드에 맞서는 도전적인 캐릭터였다고 주장합니다. ‘위기일발’(1963)의 로사 클레브나 ‘골드 핑거’(1964)의 아너 블랙먼, ‘여왕 폐하 대작전’(1969)의 다이애나 리그 등은 자신을 스스로 돌볼 줄 아는 여성들, 혹은 사건을 해결하는 데 일조한 본드걸이라는거죠.

1990년대 이후로 확실히 자기주장이 강하고 거침없는 본드걸들이 등장합니다. 직업도 유능한 과학자이거나 첩보원 등 좀 더 ‘전문직’으로 진화했고요. ‘네버다이’(1997)의 양쯔충, ‘다이 어나더 데이’(2002)의 할리 베리를 떠올리면 되겠네요.

영국 여배우 주디 덴치는 1995년 ‘골든 아이’부터 제임스 본드의 직속상관 ‘M’을 연기했는데요. 펀넬 교수는 본드의 상사로 여배우 덴치가 등장한 점과 덴치가 007을 향해 “세상은 바뀌었는데 자네는 여전히 과거에 묻혀 사는군”과 같은 대사를 들어 007시리즈에서 여성성의 진보를 나타낸다고 말했습니다.

▲2015년 ‘007 스펙터’ 본드걸 레아 세이두.(출처=유튜브 캡처)

그렇다면 오는 11일 개봉하는 007시리즈 ‘스펙터’의 본드걸들은 어떨까요? 스펙터에 나오는 본드걸은 배우 레아 세이두와 모니카 벨루치가 맡았는데요. 세이두는 본드를 난처하게 만드는 비상한 재능을 가진 본드걸입니다. 51살의 역대 최고령 본드걸인 벨루치는 감독의 말마따나 '혁명적'입니다. 펀넬 교수는 ‘007 스펙터’속 본드걸이 지적·신체적인 면에서 본드와 대등한 지위에 올라섰다고 말했죠.

자, 이제 본드걸에 대한 오해 좀 풀리셨나요? 더 자세한 해석은 각자 영화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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