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로 옮기는 삼성정밀화학, ‘투쟁’ 아닌 ‘협상’의 유연한 대처…그 사연은

입력 2015-11-0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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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정밀화학 노사공동 비상대책위 구성

▲삼성정밀화학의 성인회 사장(연단 오른쪽)과 이동훈 노동조합위원장(연단 왼쪽)이 3일 울산사업장에서 노사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롯데 측에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정밀화학)

삼성그룹에서 롯데그룹으로 피인수되는 삼성정말화학의 노조원들이 노동 투쟁이 아닌 협상이라는 유연한 대처에 나서면서 합의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삼성정밀화학은 3일 노동조합 측과 사측이 노사공동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롯데 측에 고용과 처우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삼성정밀화학 노사비대위는 이날 롯데그룹에 △신동빈 회장의 사업장 방문 △고용과 처우에 대한 명확한 보장 △적극적인 투자확대와 지원 △‘창조적 파트너십’에 대한 지지와 지원 △소통과 상생의 실천 강화 등 5가지 내용의 요구했다.

특히 삼성정밀화학은 삼성그룹의 계열사 중 유일하게 기본 노조활동이 인정돼 이번 매각과 관련한 노조의 대응이 주목돼 왔다. 무엇보다 울산사업장 내에서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화그룹에 인수돼 분쟁을 겪고 있는 한화테크윈과 같이 논란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정밀화학은 노사비대위를 결성하고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번 문제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자칫 투쟁 일변도로 나아갈 경우 오히려 노조원들의 고용 안정성을 해치고 회사가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단된다.

실제 2011년 748억원, 2012년 55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삼성정밀화학은 이후 대규모 투자에 나섰으나 세계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2013년 203억원, 2014년 24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일반 노조원은 물론 노조 소속 간부들까지 희망퇴직해야 했던 뼈아픈 경험을 했다.

노조는 올해 들어 선제적 투자가 빛을 발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상황에서 매각 반대 일변도의 투쟁을 펼칠 경우 회사가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고 이는 노조원들의 고용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삼성정밀화학 임직원들은 이미 어느 정도 매각을 예견했었다는 점도 노조의 차분한 대응으로 이어졌다.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이 한화 계열사로 편입된 뒤로 삼성그룹이 남은 화학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과 삼성BP화학을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이지 않았다.

삼성정밀화학이 파업과 투쟁과 같은 대결 방식이 아닌 임직원 처우 개선을 우선시하겠다는 입장에서 협상 카드를 들고나온 가운데 롯데그룹이 이에 걸맞은 대응자세를 보일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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