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채권 보유액 4兆 이상 감소…‘테이퍼 탠트럼’ 당시 절반 수준

입력 2015-11-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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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표…美 금리 인상 가능성·외화유동성 확보 위해 채권 투자 감소

(자료출처=한국은행 )
올해 6월 이후 넉 달 동안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액이 4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부터 9월까지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잔액이 4조1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테이퍼 탠트럼’이 발생한 2013년 8~12월 당시 8조2000억원이 증발된 것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테이퍼 탠트럼은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주가가 동시에 하락하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던 시기를 말한다.

지난 7월의 경우 외국인의 국내채권 보유잔액이 2조6000억원 급감했다. 유로지역 재정위기 영향을 받았던 2012년 9월의 2조8000억원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것이다.

한은은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가 감소한 배경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일부 취약한 신흥국의 외화유동성 확보 등 대외요인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테이퍼 탠트럼 때와 다른 점으로 2년 전엔 글로벌 펀드와 은행 자금이 국내 채권투자 감소의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올해는 글로벌 펀드와 은행에 더해 일부 중앙은행도 국내채권을 매도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채권투자를 축소했다는 것.

또한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인 배경에도 차이가 났다. 당시엔 외국인의 국내 주식투자자금이 재유입된 영향으로 하락했지만, 올해엔 미 달러화 강세 기조로 환차손을 우려한 일부 외국인들이 국내 채권과 주식을 모두 순매도해 환율에 하락 압력이 가해졌다고 분석했다.

두 시기 모두 스왑레이트(달러를 이용해 원화를 조달하는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해 차익거래유인이 줄어들면서 외국은행들의 국내 채권투자 감소폭이 확대된 것은 공통점으로 나타났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상기에 글로벌 증권투자자금이 신흥시장국으로부터 유출되면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금융 및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다만, 한은은 국내 경제의 기초경제여건이 건전하다는 점을 근거로 자금유출에 대한 대응 능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신흥시장국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대외건전성이 과거에 비해 개선된 데다, 양자간·다자간 통화스왑 확대 등으로 금융안전망이 확충되면서 자금유출 대응능력이 상당 폭 강화됐다는 것이다.

한은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과거에 비해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글로벌 유동성 긴축 효과가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로 어느 정도 상쇄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신흥시장국으로부터의 외국인 투자자금 대규모 유출을 제어하는 데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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