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SK·CJ 동갑내기 총수 인연 '눈길'

입력 2015-11-03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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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와 함께 SK그룹과 CJ그룹이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두 그룹 총수의 친분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960년생 동갑내기이자 고려대 동문이다. 최 회장은 1983년 물리학과를 졸업했고, 이 회장은 1984년 법학과를 졸업했다.

두 사람은 평소 막역한 친구 사이로 오랜 기간 교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지난 8월 이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상주인 이재현 회장은 원래 잘 알던 친구"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그치지 않고 양 그룹은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각 그룹의 핵심 역량인 콘텐츠(CJ그룹), 플랫폼(SK그룹)을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사업 협력에 나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이 1천500억 규모로 CJ주식회사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두 그룹이 1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공동 조성하기로 한 것도 전략적 협력 강화의 상징적인 조치이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SK텔레콤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케이블TV업계 3위인 씨앤앰 인수를 검토했으나 가격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희망하는 매각 가격은 2조원대로 전해졌다.

이에 SK텔레콤은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 인수를 타진했고, CJ그룹과 이해관계가 맞아 전격적으로 매각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CJ그룹도 성장이 정체된 CJ헬로비전과 관련해 M&A과 전략적 사업 제휴 등 다양한 탈출구를 모색해왔다.

공교롭게도 CJ헬로비전 역시 씨앤앰 인수 후보 중 하나였다.

CJ그룹은 헬로비전의 몸집을 불려 경쟁력을 키우고자 씨앤앰 인수를 저울질했으나, SK텔레콤의 인수 제안에 플랫폼 사업을 접고 콘텐츠사업에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CJ그룹은 "CJ헬로비전이 최근 경쟁심화 등으로 지속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던 중 SK가 적극적 인수의향을 보였고 양사가 '윈-윈'할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는 실무진의 의견으로 논의가 시작됐다고 SK와 CK그룹은 전했다.

최근 급진전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8월 최태원 회장이 사면복권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 전부터 검토됐다는 것이다.

이재현 회장은 현재 구속집행정지 상태에서 입원한 채 재판을 받고 있어 CJ그룹의 주요 결정도 손경식 회장 등이 참여하는 그룹경영위원회에서 이뤄지고 있다.

다만, 최종 결정과 그룹간 전략적 제휴에는 양 총수의 친분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들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이렇게 큰 규모의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다"며 "SK그룹과 CJ그룹의 전략적 협력 합의의 바탕에는 두 총수의 친분이 깔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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