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청약통장 매집 후 프리미엄 부풀려 판매한 브로커 적발

입력 2015-10-29 14:35수정 2015-10-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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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을 무더기로 사들여 아파트 프리미엄을 부풀린 브로커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타인 명의 청약통장으로 주택공급 질서를 교란한 혐의(주택법 위반 등)로 정모(58)씨 등 청약통장 브로커 3명을 구속하고 부동산업자 등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청약 통장을 판 18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2011년 2월부터 지난달까지 지인들이나 광고 전단지를 돌려 모집한 사람들에게 각각 100만원에서 3000만원을 주고 이들 명의의 청약통장을 사들였다.

노부모를 부양하거나 부양가족이 많은 명의자들은 설득해 위장결혼시키는 방법으로 분양받는 데 유리한 청약통장을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신혼부부가 확인된 것만 60쌍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청약통장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청약계좌를 개설케 해, 만들어진 청약통장을 10만∼50만원씩 주고 사들였다.

정씨 등은 이렇게 사들인 900여명 명의의 청약통장으로 직접 분양을 신청하거나, 부동산업자 양모(55)씨 등이 청약을 할 수 있도록 통장당 500만∼2000만원씩 받고 이를 팔았다.

이들은 세곡·내곡·위례 등 신흥 주거단지들에 분양을 신청했고, 당첨된 200여개의 분양권 중 일부에 평균 3∼4억원에 달하는 웃돈을 붙여 실입주자들에게 팔았다.

실제로 이들은 수십개의 청약통장들로 무더기로 분양을 신청, 청약 경쟁률을 높여 거액의 프리미엄이 붙게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 일당과 양씨 등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금을 챙긴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금으로 거래한데다 주고받았다고 진술하는 돈의 금액이 달라 정확한 액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가 조사한 아파트 단지 중 하나는 분양된 아파트의 20∼30%가 브로커들이 작업한 청약통장으로 당첨된 것일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며 "내곡지구의 한 아파트는 9억원 정도가 적당한 거래가인데 17억원에 거래되는 등 분양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이들 이외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는 청약통장 브로커들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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