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천경자 화백 유족 "어머니 사망…은행 연락받고 알았다"

입력 2015-10-2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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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화백 유족

▲천경자 화백의 유가족인 장남 이남훈(왼쪽), 차녀 김정희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타계한 천경자 화백의 장녀인 이혜선(70) 씨를 제외한 유족이 천 화백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동시에 혜선 씨가 치른 장례에 대해서도 "유골이 안장된 곳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혜선 씨를 제외한 천경자 화백 유족은 천 화백의 사망 소식을 은행의 통장해지 확인 절차를 통해 알게됐다고 주장했다.

27일 오후 2시 장녀 이혜선 씨를 제외한 천경자 화백 유족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천 화백의 장남 이남훈(67) 씨, 차녀인 김정희(61) 미국 몽고메리칼리지 미술과 교수와 사위인 문범강 조지타운대 미술과 교수, 막내인 故 김종우 씨의 아내 서재란 씨가 참석했다.

이들은 먼저 서울시립미술관 2층에 있는 천경자 상설 전시실을 방문, 고인에게 헌화한 뒤 작품을 둘러봤으며 1시간 10여분에 걸쳐 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주로 설명에 나선 김정희 씨는 "저희는 어머니 별세 소식을 미국 시간으로 지난 18일 한국의 어느 은행으로부터 어머니 통장 계좌 해지 경위와 관련한 전화를 받고서야 알게 됐다"며 "언니(이혜선 씨)에게서 천 화백의 사망과 관련해 연락받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천 화백의 사망과 관련해 "분명히 8월6일 돌아가셨다"며 이것에 대해선 더이상 의혹 또는 미스터리라는 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했다가 병세가 악화됐는데 언니 연락을 받고 제가 수차례 간호했고 그 만남이 이어져 마지막으로 본 것이 4월5일이었다"고 밝혔다.

혜선 씨의 집안에 주치의가 있었고 의료인도 드나들었다며 천 화백의 사망에 대해선 "추호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저희는 차단을 많이 받았다"며 "그 아파트 앞에서 경찰에 체포될 뻔한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언니 심정은 이해하지만, 어머니는 많은 사람을 보고 싶어했을 것"이라면서 "어머니는 한국을 사랑했고, 어머니를 사랑해 주는 국민을 사랑했으며 한국에 오고 싶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말했다.

생전에 천 화백의 상태에 대해선 "의식이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었다"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태라고 표현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김씨는 30일 오전 10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유족이 주최가 돼 추모식을 열기로 했다며 "시민들이 찾아와 애도할 수 있도록 서울시립미술관이 장소를 제공할 것"이라며 "작품 93점을 선뜻 기증한 천 화백의 뜻과 한국 문화계를 빛낸 거목에 대해 서울시가 적극 나서서 예우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가 천 화백의 작품활동이 미미하고 사망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돼 은관문화훈장보다 높은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선 가슴이 무너지는 비탄을 느끼며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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