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0일 기준 수출 -16%·수입 -9.5%
4분기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올 들어 9개월째 마이너스 성장한 수출이 10월에도 두 자릿수 감소세라는 참담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출 감소폭이 수입 감소폭을 크게 웃돌면서 무역수지 흑자규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과 수입의 동반 감소까지 겹쳐 무역 1조 달러 수성 실패도 명약관화하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20일까지 통관기준 수출액은 247억7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나 감소했다. 20일 기준으로 수출이 6.4% 줄어든 지난달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다. 같은 기간 수입은 전년 동월대비 9.5% 감소한 245억 달러를 나타냈다.
통상적으로 월초보다는 월말에 수출액이 늘어난다지만 이달 말일까지 수출실적을 확 끌어올릴 만한 변수는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저유가, 중국 수입 감소, 원화 강세 등 수출을 쪼그라들게 할 대외 악재의 영향력만 커지고 있다.
실제 엔ㆍ달러 환율보다 원ㆍ달러 환율이 더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원ㆍ엔 재정환율은 지난 1일 100엔당 978.78원으로 마감했던 원ㆍ엔 재정환율은 21일 100엔당 943.83원으로 30원 넘께 떨어졌다. 이는 한국 수출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더 밀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지난달 한 자릿수(8.3%)대 감소율을 회복했던 수출은 다시 두 자릿수대로 감소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4분기 전망도 우울하다. 그렇잖아도 올 들어 3분기 내내 내리막을 타며 상승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분기를 시작하는 첫달부터 두 자릿수 감소율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경우 ‘연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더욱 문제는 올해 1월부터 수출과 수입이 동반감소하기 시작한 이래 이달 들어 처음으로 수출 감소폭(감소율)이 수입 감소폭을 앞질렀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10월 20일까지 무역흑자는 2억7700만달러 흑자에 그쳐 3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기 부진으로 수입이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출 감소세가 가팔라지면 2011년부터 4년간 이어온 ‘교역액 1조 달러 신화’는 올해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교역 규모는 7769억달러로, 최근 한 달 수출·수입 총액이 700억~800억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두 달 새 2200억 달러 정도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달 들어 20일까지의 수출 감소는 사상 최대실적을 보인 전년 동기의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상당히 크다”며 “조업일 수 등을 따져보고 월말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