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프리미엄 소멸로 매도 '반전'...최근 620억이상 '팔아'
현대상선이 일주일새 현대증권 주식 1000억원 가량을 매입하는 동안 외국인은 줄기차게 매도공세를 펼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거꾸로' 행보가 M&A 메리트가 사라지는 데다 대규모 유상증자 가능성에 따른 주가 희석화를 우려하는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실 외국인들은 올 초이후 현대증권을 줄곧 사들이며 보유지분율을 올초 10.9%에서 2월말 16.3%까지 크게 확대하기도 했다. 이같은 외국인 매수 흐름을 끊은 것은 다름 아닌 현대상선의 주식매입 발표다.
외국인들은 지난 14일 이후 최근 보름간 현대증권 주식 466만여주(3.30%)를 집중 처분하며, 보유지분을 11.5%로 대폭 축소했다. 매매일 종가 평균(1만3370원) 기준 외국인의 매도규모는 623억원에 달한다.
특히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505만여주를 집중매수했던 지난 26일과 27일 외국인은 하루에 각각 120만주, 129만주 이상의 물량을 쏟아냈다.
이같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 반전의 주범으로 'M&A 프리미엄 상실'이 지목되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현대증권을 매입한 가장 큰 이유가 M&A이슈 프리미엄에 있었다"며 "그러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이 지분을 사들이자 M&A메리트가 없어져 '팔자'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특히 "현대증권이 펀더멘털이 좋은게 아닌만큼 외국인 매도는 지속될 수 있다"며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화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금 증가만큼의 이익 증가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ROE(자기자본이익률) 희석이 불가피해 주가상승 모멘텀이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지난 17일 외국계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지분 매입을 밝힌데 대해 "한국 재벌기업의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며 현대상선에 대한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하기도 했다. 메릴린치는 이같은 최대주주 주식매수가 현대증권 경영권 안정 외에 다른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여 소액 주주들에게는 손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최근 일주일간 현대증권 지분 매입액 1400억원 중 70%에 달하는 1000억원을 들여 지분 5.27%를 추가로 매수했다. 30일 현재 현대상선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1.71%로 확대됐다.
외국인 매도와 최대주주 주식매수가 부딪치고 있는 현대증권의 주가는 지난 22일 1만3750원을 고점으로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오전 10시 38분 현재 현대증권은 1.53% 떨어진 1만2900원으로 사흘째 하락하며 지난 15일이후 처음으로 1만2000원대로 내려앉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