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계열사 재편 '잰걸음'…그룹 새판짜기 분주

입력 2015-10-2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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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구도 구축부터 지배구조 강화, 사업 효율화까지

요즘 재계의 최대 관심사는 계열사 재편이다. 주요 그룹들의 계열사 재편 목적은 모두 제각각이다. 경영권 승계구도 구축부터 지배구조 강화, 사업 효율화 등을 이유로 계열사 재편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그룹들이 계열사 재편작업에 속도를 내며, 그룹의 판을 새롭게 짜고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요 그룹의 계열사 재편 작업은 올해들어 더 강화되는 모양새다. 이는 각 그룹이 처한 상황과 궤를 같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1, 2위 그룹인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은 경영권 승계 목적이 강하다. SK그룹은 지배구조를 한층 두텁게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LG그룹은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 그룹이 처한 난국을 극복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 3세 경영 승계작업 목적 =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일환으로 계열사 재편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그룹의 계열사 재편 신호탄은 화학계열사였다. 지난해 11월 삼성그룹은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계열사였던 삼성토탈, 삼성종합화학,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네 등 4곳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빅딜'을 마무리했다. 이 같은 기조는 올해 들어 더 속도가 빨라졌다. 삼성그룹의 3세 승계 작업에 초점을 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해 지난 9월 통합 삼성물산을 출범시켰다.

삼성그룹은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등 태평로 삼성본관을 사용하던 금융계열사도 서초사옥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일부 계열사 매각이나 합병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부회장으로 3세 경영구도를 잡아가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합병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정 부회장이 지분 25.06%를 보유한 현대엠코를 현대엔지니어링에, 57.87%를 가진 현대위스코는 현대위아ㆍ현대메티아와 합쳤다. 현대오토에버와 시스템통합 계열사인 현대C&I의 합병작업도 여전히 유효한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을 겨냥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정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조정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정한 내부 거래 규제를 피하기 위한 포석도 강하다.

또 지난 7월에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합병작업을 끝내고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현대제철은 2013년 자동차용 판재를 생산하는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을 넘겨받은 데 이어, 올해는 남아 있던 이 회사의 강관ㆍ자동차 경량화 부문 등을 합병했다.

◇ 지배구조 강화ㆍ효율화 초점 =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합병작업이 추진됐다. SK그룹은 지난 8월 SK C&C와 SK(주)의 통합법인인 SK(주)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최 회장은 그룹의 실질적인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평가이다.

이번 합병을 통해 최 회장은 여동생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과 함께 통합법인인 SK㈜의 지분을 각각 23.4%와 7.5%를 확보하게 됐다. 이들의 지분율은 총 30.9%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SK그룹의 계열사 재편작업은 끝이 아니다. 현재 SK그룹 내부에서는 SK하이닉스를 지주회사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승격시키는 방안을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촌관계에 있는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이 계열분리를 할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SK케미칼이 SK그룹 계열에서 분리돼 지주사로 전환하고, 지주사 밑에 SK가스, SK건설, SK D&D 등을 배치하는 그림이 회자되고 있다.

LG그룹은 효율화를 목적으로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LG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인 OLED 관련 사업을 LG디스플레이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충북 오창에 있는 OLED 조명 관련 패널 생산라인과 특허권 등을 LG디스플레이에 넘기게 됐다.

LG상사는 자회사 범한판토스를 통해 LG전자의 물류 자회사인 하이로지스틱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LG상사가 올 들어 인수한 3 번째 물류회사다. 앞서 LG상사는 지난 5월 동아원그룹에서 당진탱크터미널을 인수한데 이어 LG가(家) 방계 소유인 범한판토스를 사들였다. 또 LG그룹은 태양광 발전사업 계열사인 LG솔라에너지와 유사한 사업을 하는 계열사 서브원을 합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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