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ㆍ집값상승 양날개 단 아파트 경매시장, 날아올랐다

입력 2015-10-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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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10년만에 최고수준

(표=지지옥션)
“매물 한번 나왔다 하면 문의가 쏟아집니다. 낙찰가율이 높다고 해도 집값이 워낙 오르다보니 시세보다는 저렴하잖아요”

지난 9월 8일 서초동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162.1㎡ 규모의 한 호실은 응찰자가 21명이 몰려 감정가 12억원의 111%인 13억3611만원에 낙찰됐다. 전용162.7㎡ 규모의 서울 강남 대치동 쌍용아파트 15층 1개 호실은 감정가(12억8000만원) 대비 118% 수준인 15억1040만원에 낙찰이 이뤄졌다.

부동산 시장 훈풍과 전세난이라는 날개를 달고 아파트 경매시장에도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고공행진하고 있다.

14일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7.4%를 달성했다. 지난 2006년 12월 100.8%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이다. 2013년 9월에만 해도 낙찰가율은 76.7%였지만 2년만에 20%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강남 3구 아파트의 경우 낙찰가율이 100%를 초과한 고가낙찰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강남 3구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01.7%를 기록했다. 강남3구 낙찰가율이 100% 이상을 기록한 것은 부동산 경기 상승기로 평가받는 2002년 3월~10월, 2006년 11월~12월 등 2번에 불과하다.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고공행진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세난으로 인한 경매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전세난으로 인한 집 수요가 많은데다가 특정지역의 경우 시세상승을 기대하는 수요도 많아서 우선 물건확보를 하려는 경향도 있다”며 “월세전환도 가속화돼 임대수익 등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수요까지 가세했다”고 설명했다.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공급이 줄면서 낙찰가율 상승에 부채질을 했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96건에 그쳤다. 2013년 9월 619건에 비해 68%나 감소한 수치다. 중소형 아파트 비율이 높은 서울 노원, 도봉, 강북 지역은 2년 만에 138건에서 16건으로 88%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경매특성상 경매가 진행되는 시점보다 6~7개월 앞서 감정가격이 매겨지면서 현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들이 나오기 때문이라는 반응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아파트 물건 자체를 찾기가 어려운데다 부동산경기가 살아나면서 집값 상승도 심화됐다”며 “몇 달 새 몇 천만원~몇 억원대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다보니 낙찰가율이 100%를 초과해도 시세보다는 저렴하다는 것도 하나의 메리트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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