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회장 “은행들 수익 안 나…해외에서 먹거리 찾아야”

입력 2015-10-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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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2006년 국내 은행 총자산이익률 0.8~1%…올해는 0.3~0.4%대 하락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
지난해 12월 취임한 후 10개월째를 맞는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이 은행의 ‘낮은 수익성’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하 회장은 8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페루 리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행이 수익성이 너무 낮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내 은행의 총자산이익률(ROA)이 0.8~1% 정도였지만 올해는 0.3~0.4%대로 하락했다”며 “금융의 수익성이 너무 낮아 글로벌 금융사들이 한국 비즈니스를 축소하거나 떠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회장은 은행 자동화기기(ATM) 수수료도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 회장은 “은행 수수료는 우리나라가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며 “ATM기기에서 돈을 찾을 때 우리는 공짜지만 미국은 돈을 낸다. 송금 수수료도 미국이 10배 비싸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하 회장은 ‘과장 경쟁’을 꼽았다. 그는 “외환위기 이후부터 기업보다 개인으로부터 돈을 많이 벌었지만 현재는 가계부채 탓에 계속 성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전체 파이가 한정된 상태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면 가격을 내려 서로의 영역을 뺐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 CEO들의 짧은 임기도 문제라고 그는 덧붙였다.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우간다보다 낮게 나온 것에 대해 그는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평하고 “다만 개혁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 회장은 자본시장을 이용해 새로운 산업으로 넘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금융개혁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금융개혁의 숙제는 창업기업(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데스밸리)를 건너갈 수 있도록 금융이 제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결국 프라이빗 에쿼티(PE)나 헤지펀드의 선순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국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밝힌 하 회장은 다만 국내 은행이 해외에 나가 수익을 내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하 회장은 “씨티은행이 아시아에 진출한 것이 113년이나 됐지만 현재 시장점유율이 2~3%에 불과하다”며 “현지화가 가장 중요하고, 나중에는 결국 인수합병(M&A) 형태로 가야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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