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자간 통화스와프 등 글로벌 금융안전망으로 금융위기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해 제출한 서면 연설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흥국의 환율 변동성 확대와 금융시장 불안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정책 공조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8월 중국발(發) 시장 불안에서 확인한 것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연계성을 고려하면 다자간 통화스와프, 거시건전성 조치 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서면 연설문 전문이다.
지금 세계경제는 선진국의 미약한 경기회복과, 신흥개도국의 경기둔화 심화로 회복세가 정체되면서 ‘New Mediocre(지지부진한 정체상태)’로 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와 속도,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자산가격의 급변 및 낮은 원자재 가격의 장기화, 달러화 강세 심화와 신흥국 통화가치의 절하 등 하방리스크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한편, 국가별 경제회복 양상의 차이(uneven)도 커지면서 국가별 정책수요가 다양화됨에 따라, 국제적 정책공조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전 세계적인 저성장과 불확실성 증대는 2030년까지 전 세계의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려는 우리에게 중요하고 시급한 도전과제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저는 오늘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 강화를 위해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할 4가지를 제언하고자 합니다.
먼저, 확장적 미․거시 정책을 통해 경제 활력을 제고해야 합니다.
장기간 지속되어 온 경기침체를 반전시키고 경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의 단결되고 과감한 거시정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금융부문의 풍부한 유동성이 기업의 생산적 투자로 연결되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국의 경우, 올 상반기 수출부진 등으로 경기회복 모멘텀이 충분히 확산되지 못한 가운데 메르스라는 경제 외적 충격이 발생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에 예기치 못한 충격에서 조속히 벗어나고, 저성장ㆍ저물가 구조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추경을 포함한 22조원의 재정보강* 등 거시적 확장 정책과 소비ㆍ관광 활성화 등 미시적 활성화 대책을 병행했으며, 이렇게 조성된 경기회복 모멘텀을 유지․확산하기 위해 내년 예산안도 증액 편성함으로써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회복, 이에 따른 세입 증대의 선순환을 통해 중ㆍ장기적인 재정건전성을 달성하려 하고 있습니다.
둘째, 신속한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합니다.
우리는 강도 높은 경제 구조개혁의 신속한 이행을 통해, 공급측 역량 강화와 성장잠재력 제고를 이뤄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것을 방지해야 합니다.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주체의 심리개선이나 투자 활성화, 생산성 제고는 단기적인 수요확대는 물론,
장기적 성장잠재력 확충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한국도 노동․금융․교육․공공부문의 4대 부문 구조개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그동안 형성된 구조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성과 및 체감 중심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실제 공공부문에서는 공공기관 부채 축소 목표를 2년이나 빠르게 달성하여 공공부문의 재정건전성을 높이고,국제금융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노동부문 개혁에 있어서는 지난 9월 어려운 협상과정 끝에 노사정 자율에 의한 대타협을 통해 노동개혁에 대한 역사적 합의를 이뤄냄으로써 한국경제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이번 노사정 대타협은 위기에 의한 강제적 개혁이 아니라, 미래 성장잠재력 제고에 대한 자발적인 합의라는 점에서 앞으로 4대 부문 구조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모멘텀을 얻었다는 점에서 더 큰 의의가 있습니다.
셋째, 글로벌 정책 공조와 국제금융안전망을 강화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확장적이며 성장친화적인 거시정책, 신속한 구조개혁 등은 국별 상황에 따라 차별화되더라도,국제공조를 훼손하지 않아야만 합니다.
지난 위기시 우리는 선진국 양적완화 정책의 파급효과(spillover) 및 逆파급효과(spillback)를 통해 새로운 교훈을 얻었습니다.
우리가 양적완화 정책의 성급한 종료나 과도한 연장과 같이 국내정책적 목표만 우선할 경우, 글로벌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음으로써 결국 스스로에게도 손해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국가간 명확한 의사소통 및 국제공조 강화를 통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중국 등 신흥국의 금융․외환시장 불안 확산, 그리스 사태 등 크고 작은 불안요인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세계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신흥국들의 환율 변동성 확대 및 금융시장 불안이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8월 중국發 시장 불안에서 확인한 것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의 높은 연계성을 고려할 때, 다자간 통화스왑, IMF-RFA 간 협력, 거시건전성 조치 등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마련해 위기 예방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IMF는 세계경제와 국별 경제상황을 균형 있게 고려한 다양한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합니다.
저는 IMF가 각국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장 감시기능(surveillance)을 강화하고
국제공조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실효성 있는 다층적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구축*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IMF의 신뢰성(credibility)과 정당성(legetimacy)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IMF는 2010년 개혁안의 조속한 발효를 통해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의 중심이 돼야 합니다.
2010년 개혁안의 중간대안(Interim Solutions)*에 대한 논의가 금년 내에는 반드시 마무리될 수 있도록 IMF의 적극적인 역할을 부탁드립니다.
한편, 글로벌 저성장 및 하방 위험들로부터 가장 어려움을 겪는 국가들은 취약․저소득국들인 만큼,
우리는 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저는 WBG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김용 총재의 리더십과 개혁 노력에 깊이 공감하며,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2030 아젠다의 이행을 위해 개발재원 조성, 민간부문 발전, 글로벌 과제 해결 등에 있어 WBG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데 지지를 표합니다.
이 과정에서 특히 군소 섬 국가들에 대해 우선적인 배려와 지원 확대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합니다.
한국 또한 지난 세기의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의 경험을 살려 지속가능개발 목표의 달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