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에게 듣는다] ①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입력 2015-10-05 10:47수정 2015-10-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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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산업화 맞춤형 지원… 작년 사업자 매출액 8억 돌파”

▲학자 출신으로 농업정책 수장자리에 올라 박근혜 정부 ‘최장수장관’으로 꼽히는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2년 7개월 간의 소회와 농정 방향에 대해 밝혔다.(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업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미래 성장산업이다. 정부는 농식품 산업에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6차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투데이는 신문 창간 5주년을 맞아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만나 농업계의 어려운 대내외 여건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해법을 들어보았다.

“밥쌀용 쌀이 수입되더라도 국내 수요, 쌀값 동향 등을 고려해 국내 쌀값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 되도록 하고 수입쌀의 방출시기와 물량도 국내 쌀값 상황을 보면서 철저히 대비할 것 입니다.”

학자 출신으로 농업정책 수장자리에 올라 박근혜 정부 ‘최장수 장관’으로 꼽히는 이동필 장관을 지난 1일 정부세종청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이 장관은 연일 현장방문으로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주요 현안을 묻는 질의에는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그는 농민단체가 강력하게 반발하는 밥쌀 수입에 대해 국내 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쌀 관세화 결정시 지난 10년간 유지해 온 ‘밥쌀용 쌀 30% 의무수입’조항을 삭제했으며, 이를 두고 일부 농민단체는 국내 쌀값 하락 등을 이유로 밥쌀 수입을 반대하고 있다.

이 장관은 “밥쌀 의무수입 조항 삭제는 밥쌀을 전혀 수입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국내 수요와 관계없이 무조건 30% 수입하는 의무’를 없애고 WTO 기본 원칙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WTO 규정에 따라 쌀 관세율 513%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의무수입 쌀 41만톤에 대해 WTO 규정과 일반원칙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밥쌀이 국내 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인과관계는 미미 했으며, 국내 쌀값은 작황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수입쌀의 판매 시기와 방출량 등을 국내 쌀값 동향을 고려해 결정함으로써 쌀값에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주말이 없을 정도로 농업과 농촌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주말마다 전국 현장을 방문해 농심을 살 핀다. 지난 추석 명절에도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점검, 농정 현안 설명 등으로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이 장관은 지난 2년6개월간의 재임기간에 대해“그동안 어떻게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달려왔다”며 “쌀 관세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주요 현안 때문에 단 하루도 맘 편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좀처럼 해법이 안 보이는 농업ㆍ농촌 방정식과 마주할 때마다 그는 국민의 행복, 활기 넘치는 농업ㆍ농촌을 생각했다고 한다.

농식품부 장관으로 취임해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은 소통과 배려를 통한 농정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신뢰가 없으면 아무리해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장관은 농정에 대한 농업계의 신뢰를 얻기 위해 농업계, 전문가, 학생 등 162명이 참여한 ‘국민공감농정위원회’를 만들어 박근혜 정부 농정 로드맵인 ‘농업ㆍ농촌ㆍ식품산업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그는 임기내 정책 성과를 묻는 질문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들녘 경영체 육성 △농식품 수출 확대 △6차 산업 활성화를 통한 농가소득 안정화 △영세 고령농을 위한 ‘배려 농정’ 등을 꼽았다.

이 장관은 “들판 단위로 묶어 농사를 지어 품질을 높이고자 선도농민 20만명을 들녘경영체로 육성하고 한국형 스마트팜을 추진,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기존 우리 농업은 토지와 노동력 위주의 전통적 생산방식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는 기술과 자본이 바탕이 되는 농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들녘 경영체는 2013년 132개소에서 올해 10월 현재 224개로 늘었으며, 생산비를 7% 이상 절감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 장관은 논 뿐만 아니라 주산지를 중심으로 밭공동경영체 육성을 위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식품 수출도 선방하고 있다. 올해 8월말 기준 농식품 수출액은 40억 달러로 장기화된 엔저와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전년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하는 등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중국과 유럽연합(EU), 할랄식품 시장 등에서 농식품 수출이 10% 이상 증가한 것은 성과로 볼 수 있다.

이 장관은 지난 9월 중순께 일본에서 개최한 한ㆍ중ㆍ일 농업장관회의에 참석해 우리 농식품을 홍보하는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다.

귀농ㆍ귀촌 인구도 많이 늘어나 지난해 4만4586가구를 기록했다. 이 장관은 “귀농ㆍ귀촌 인구 중 20~30대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성과”라며“이를 트렌드화 하기 위해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조기 정착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농식품부는 농촌 복지정책 방향을 ‘작지만 체감할 수 있는 복지’로 정하고, 영세고령농의 생활안정을 위해 ‘배려 농정’을 추진 중이다.

이 장관은 “농촌은 인구가 적고 독거노인은 많은데도 목욕탕이 없다. 그래서 시작한 게 작은 목욕탕이다”라며 “산업화 과정에서 고생한 분들에게 노후에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 농정의 핵심으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ㆍ유통ㆍ가공ㆍ외식ㆍ관광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6차산업의 경우 최근 6차산업 창업자수는 전년대비 8.8% 증가했고, 사업자 매출액도 2013년 7억4700만원에서 지난해 8억3100만원으로 11.2% 늘었다.

그는 “6차산업 경영체들은 아직 경영ㆍ마케팅 역량이 미흡하고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컨설팅과 판매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경영체 역량을 지속적으로 제고, 6차산업의 결실을 맺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장관은 농가의 새로운 모델로 ‘경주 황남빵’을 예로 들었다. 그는 “경주 황남빵 관련 업체 수가 42곳이 있는데, ‘알알이’라는 팥을 개발, 인근 농가들이 팥 농사를 지어 (황남빵에 들어가는) 팥을 공급하고 있다.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상생을 통해 큰 성과를 얻고 있다. 농업인들이 자본은 부족하지만 충분히 상생하는 모델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막걸리 세계화’ 성과가 미미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장관은 다양한 프리미엄 막걸리와 막걸리 바ㆍ전문 주점 등이 나타나는 등 시장이 고도화되고 있으며, 기존 일본 중심에서 중국, 동남아 등으로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막걸리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막걸리의 고급화ㆍ다양화를 위한 R&D와 각종 규제 개선, 소비자 접점 확대를 위한 홍보 등 지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영란법’이 농축산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묻자 이 장관은 “최종적으로 국회 합의에 따라 제정된 법률로 그 취지를 존중하나, 농축산 분야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이어 “농축산ㆍ여타 산업분야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농식품부도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적극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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