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산업 생산성, 20년 전보다 낮아졌다

입력 2015-10-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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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생산성 악화…기업 부실채권 영향 커

국내 은행산업의 생산성이 기업의 부실채권 때문에 20년 전보다 악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홍승기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생이 내놓은 ‘한국 은행산업의 부가가치와 생산성’ 논문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합한 은행 생산성 지표는 1.70으로 22년 전인 1991년(1.73)보다 낮았다. 이 같은 내용은 9월 30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발간한 ‘경제분석’에 게재됐다.

국내 은행의 생산성은 1991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엔 -0.79까지 떨어졌다.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2007년 2.74로 정점을 찍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다시 하락 전환한 것이다.

조사대상 기간인 1991~2013년 사이 국내 은행의 생산성 지표 평균은 1.55였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은행산업 평균의 63%에 불과한 수치다. 조사대상 기간 중 절반 이상은 생산성 지표가 1.7 이하에 머물렀다.

주요 개별 은행의 생산성 지표를 살펴보면 신한은행 1.99, 하나은행 1.83, 국민은행 1.57, 우리은행 1.23으로 각각 집계됐다. 또 2013년 은행산업의 부가가치는 국내총생산(GDP)의 1.6%에 그쳐 1990년대 초 수준(1.6~2.1%)에도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국내 은행의 생산성 급락을 유발한 중요한 요인으로 부실채권에 대한 비용처리를 꼽았다. 국내 은행들이 외환위기 이후 기업대출보다는 담보 중심의 가계대출 비중을 급격히 늘리면서 외형을 확장하는 데만 치우쳐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 능력을 키울 시간을 허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2000년대 중반 은행산업의 생산성 지표가 상승한 것에 대해선 급격한 자산 증대와 신규 대출 증가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가계 및 기업 대출이 대규모 부실로 이어지거나 핀테크 분야 등의 기술혁신 경쟁에서 뒤처지면 은행들의 생산성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며 선제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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