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만1250주 신주인수권리 보유…주가, 행사가 넘어 지분 확대 ‘호기’
주가가 코오롱의 새로운 보통주를 인수할 수 있는 BW 워런트(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을 어느덧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워런트 대부분을 갖고 있는 이가 바로 코오롱그룹 오너 이웅열(51) 회장이다.
◆코오롱 주가, 121회차 BW 워런트 행사가 넘어서
섬유ㆍ화학 전문 코오롱그룹은 재계 29위(2006년 4월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자산총액 기준, 4조4000억원, 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그룹이다. 이달 2일 현재 계열사만 28개사(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준)에 이른다.
코오롱은 그룹 내에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면서 이어 주력 계열사들이 비핵심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다.
코오롱은 코오롱유화(지분율 84.16%), 코오롱건설(14.88%), 코오롱아이넷(31.72%), 코오롱제약(21.04%), 네오뷰코오롱(88.54%) 등 주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다. FnC코오롱도 최대주주 코오롱글로텍 26.67% 다음으로 많은 24.85%를 갖고 있다.
한마디로 코오롱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으면 그룹 전체에 대해 견고한 지배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되는 구도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오너인 이웅열 회장이 있다. 이 회장은 코오롱의 지분 17.42%(보통주 기준)를 갖고 있다. 특수관계인까지를 합하면 20.56%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오너 이웅열 회장 보유지분이 적어 보인다. 하지만 코오롱은 일본 도레이사가 12.79%를 소유하고 있다. 이 회장의 우호 세력이다. 특히 이 회장에게는 코오롱 BW 워런트란 ‘히든 카드’가 있다.
BW는 투자자가 채권을 매입한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일정가격에 기업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채권과 신주인수권이 별도의 증권으로 분리돼 따로 양도할 수 있는 분리형과 ▲신주인수권과 채권이 함께 표시돼 분리해 양도할 수 없는 비분리형으로 나뉜다.
◆이웅렬 회장 코오롱 BW 워런트 95% 소유
코오롱은 지난 1999년 6월 만기 40년짜리 121회차 BW 300억원을 발행했다. 현재 사채 원금은 전액 상환되고 워런트만 남아 2000년 6월부터 무려 오는 2039년 6월까지 1만6000원당 코오롱 보통주 1주씩 총 187만5000주를 인수할 수 있다.
코오롱에 대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 보고서(5% 보고서)’들을 종합해 볼 때 이 회장은 코오롱 121회차 BW 워런트 중 178만1250주(95%)를 인수할 수 있는 워런트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코오롱 주가가 강세를 띠면서 이 회장이 BW 워런트 행사를 통해 평가차익까지 챙기며 코오롱 보유지분을 대폭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있다.
코오롱은 올 1월22일에는 워런트 행사가격을 한참 밑돈 1만2300원(종가 기준)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같은 달 25일 공개매수를 시작으로 코오롱유화와의 합병 작업에 나서면서 시장의 우호적인 평가속에 21일 현재 행사가를 훌쩍 넘긴 1만7100원을 기록중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BW 워런트는 현 보통주 발행주식(1652만주)의 10.78% 규모다. 만일 코오롱 121회차 BW 워런트가 전량 행사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 회장의 보유지분은 25.3%(466만주)로 확대된다. 특수관계인까지를 합하면 30%에 근접한 28.2%에 이르게 된다.
계열사간 통폐합 등 대대적인 사업구조조정 등을 통해 정체기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하고 있는 코오롱그룹의 이웅열 회장이 지배기반을 한층 견고하게 다져놓을 수 있는 ‘호기(好期)’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