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2015년 경제지표 비교해보니
한국경제가 장기침체의 늪으로 빠져 들고 있어 우려 목소리가 높다. 특히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0.1% 성장에 그쳤다. 하지만 계절적 요인이 강한 4분기(0.4%)를 제외하곤 2분기 1.5%, 3분기 2.8% 성장을 보이면서 조금씩 금융위기의 여파를 씻어냈다.
반면 올해의 경우 1분기 성장률은 0.8%, 2분기는 그의 절반도 못 미치는 0.3%에 그치며 상고하저 현상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분기별 성장률이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째 0%대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 둔화 추세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2009년 성장세를 회복하며 이듬해 1분기 2.2%, 2분기 1.7% 등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과는 상반된다.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이 각각 3.1%, 3.0%, 2.8%의 올해 성장률을 제시하고 있지만 국회 예산정책처는 2.6%로 더 낮췄다. 민간기관은 한국금융연구원이 2.8%, 한국경제연구원이 2.7%, LG경제연구원이 2.6%를 예상해 대부분이 2% 중후반이 대세다. 이밖에 노무라와 IHS이코노믹스, ANZ은행, 웰스파고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2%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이 대체적인 평균치인 2.5%을 유지하면 2012년 이후 최저를 기록한다. 또한 해외 투자은행들의 전망처럼 2.3% 이하의 성장률을 기록할 경우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0.7% 성장 이래 최저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수출입 또한 2009년 이래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수출의 경우 올해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3%, 2분기는 6.9%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는 2009년 1분기 25.2%, 2분기 21.1% 감소 이후 최저치로 기록된다.
올해 수입도 1분기 -15.5%, 2분기 -15.6%를 기록해 2009년 이후 최저치로 기록될 전망이다. 문제는 수출의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수출기여도는 3.2%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의 경우 되레 -0.9%를 나타냈다.
수출액도 비상이다. 올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우리나라의 누적 수출액은 381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3%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수출 규모는 역대 6번째 감소를 기록하게 된다.
내수침체는 2009년보다 더욱 뚜렷히 악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2009년 민간소비의 경우 1분기는 -0.6%로 줄었지만 이후 2분기는 3.3%, 3분기는 1.0%, 4분기는 1.6% 증가하면서 내수시장의 탄력성을 유지했다.
반면 올해 민간소비의 경우 1분기 0.6%에서 2분기 -0.2%를 기록하며 감소세로 전환돼 내수시장의 탄력성을 상실한 양상이다. 고용률은 외견상으로는 2009년 58.6%에서 올해 8월까지 60.7%로 향상됐다.
하지만 핵심인력인 청년층의 경우 2009년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 실제로 청년층인 20대 정규직 근로자 수의 경우 2009년 239만명에서 2015년 23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도 20대는 2009년 30.6%에서 올해 30.9%로 증가했다.
기업 심리도 2009년보다 더 악화됐다. 30일 한국은행의 올해 9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8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9월 90보다 무려 22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이같이 성장률과 수출, 내수, 고용 대부분이 2009년에 비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주요 산업 또한 흔들리는 양상이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2009년과 2015년 상반기의 주력업종 영업이익률을 비교한 결과 8대 주요 업종 가운데 6개 업종의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보다 훨씬 더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은 8.2%에서 -1.6%로 무려 10%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건설부문은 2008년 5.1%에서 올해 상반기 3.7%로 영업이익률이 1.4% 포인트가량 빠졌다. 기계 업종도 6.3%에서 3.9%로 2.4% 포인트나 하락했다. 화학부문은 9.5%에서 5.8%로 3.7% 포인트 떨어졌고 글로벌 불황이 지속하는 철강업도 8.0%에서 5.6%로 2.4% 포인트 내려갔다.
자동차는 금융위기 당시 7.6%에서 올 상반기 7.0%로 소폭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