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법·재료 다양해지며 원가도 높아져 가격 크게 올라…맛·품질 갖춘 신상품 매출 껑충
편의점 김밥이 프리미엄 옷을 입고 고급화하고 있다. 과거 1000원에 거래돼 ‘천냥 김밥’으로 불리던 편의점 김밥은 최근 품질이 고급화하면서 3000원짜리가 출시됐다. 700원짜리 ‘삼각 김밥’ 역시 맛과 모양이 다양해지면서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
김밥이 서민음식이란 말은 이제 어울리지 않는 말이 돼버린 것이다. 김밥의 고급화 바람은 한 끼 식사를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편의점 먹거리에 대한 기대 수준이 높아진 데 따른 현상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이 김밥의 조리법과 재료를 다양하게 하면서 원가가 높아짐에 따라 가격을 올리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GS리테일 편의점 GS25에 따르면 2000원이 넘는 김밥은 지난 2013년 전체 김밥 매출에서 2.9%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7.6%로 증가했다. 올해 1~8월에는 이 비율이 15.6%에 달하는 등 2000원을 초과하는 김밥 매출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에 반해 1000원 이상~1500원 이하 가격대 김밥은 2013년 전체의 54.6%를 차지했으나, 올해 1~8월 40.1%로 크게 줄었다. 중간 가격대인 1500원 초과~2000원 이하 김밥은 2013년 42.5%에서 올해 44.3%로 소폭 올랐다.
정재현 GS리테일 편의점 푸레시 푸드 MD는 “요즘 편의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무조건 싼 제품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과 품질을 갖췄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25는 이같은 소비자 경향을 반영해 지난 22일 3000원짜리 숯불고기 김밥을 출시했다.
BGF리테일 편의점 CU는 주먹밥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를 보였다. 프리미엄 주먹밥의 매출 비중은 2012년 전체 주먹밥 매출의 1.4%에 불과했으나, 2013년 16.9%, 올해(1~8월) 32.2%로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CU는 스팸, 너비아니 등 원물 토핑을 얹은 주먹밥을 개발하고, 김밥은 ‘정통유부참치 김밥’ ‘후랑크소시지 김밥’ 등 고급제품을 내놓았다.
세븐일레븐도 지난 7월 2300원짜리 프리미엄 김밥인 ‘혜리 스테이크 김밥’ ‘웨이브햄 김밥’ 2종을 출시했다. 중량은 밥 한 공기보다 많은 약 250g으로, 속을 꽉 채우고 소스를 따로 담았다.
이와 함께 편의점 업체 모두 김밥을 기존 비닐 포장이 아닌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전문점 음식의 모양새를 갖춰 판매에 나서고 있다.
황우연 세븐일레븐 푸드팀장은 “편의점 푸드에 대해서도 기대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프리미엄급 메뉴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