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폭스바겐 사태…현대ㆍ기아차에게 상대적 기회요인”

입력 2015-09-2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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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VW)이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측정시 ECU S/W 조작문제로 EPA(미국환경보호국)으로부터 특별조사를 받으면서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업체들에겐 폭스바겐 사태가 상대적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보고서를 통해 “폭스바겐의 문제가 명백한 고의조작으로 결론 날 경우, 도요타와 시장 1,2위를 다투는 폭스바겐의 단기적 위축은 불가피하다”며 “특히 신뢰의 상징과도 같았던 독일 자동차에 대한 전반적 불신이 세계 제1 시장인 중국까지 확산된다면 가뜩이나 공급과잉으로 고생하는 중국에서의 어려움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 연구원은 “안방에서 열위한 디젤 경쟁력으로 수입차에게 시장을 내줘야 했고, 세계시장에서 고연비 소형차를 무기로 판매를 확대해왔던 한국업체들에겐 폭스바겐의 어려움이 상대적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에 따르면 도요타 리콜사태 등 전례로 봤을 때, 신뢰도 하락에 기인한 판매량 감소가 예상되는데 직접적 피해는 해당국가인 미국시장에서 가장 크겠지만 폭스바겐이 세계 1위 시장인 중국내1위, 3위 시장인 유럽내 1위 업체라는 측면에서 신뢰상실로 인한 시장점유율 하락과 타업체로의 소비자 이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 기아차가 각국에서 소형차 판매에 강점이 있는 만큼 폭스바겐으로부터 이탈된 일부 소비자들의 수혜를 예상해볼 수 있다는 게 고 연구원의 분석이다.

아울러 그는 이번 사태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 수입차 간의 지형변화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 연구원은 “내수시장에서 수입차, 특히 디젤승용차 비중이 압도적으로 큰 상황에서 30% 이상을 차지하는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신뢰도 추락은 국산/수입차간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한국은 중국, 일본, 미국과 달리 승용디젤의 비중이 큰 시장이라 이번 사건의 여파가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디젤차의 위상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며 △각국 환경부처의 연비 및 배기가스 규정 적용의 잣대가 보다 엄격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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