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사법당국, '패터슨의 방심' 놓치지 않았다

입력 2015-09-22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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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살인사건 뉴스 영상(출처=KBS뉴스 캡처)
'이태원 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의 국내 송환은 한미 형사사법 당국의 탄탄한 공조가 역할을 했다.

패터슨이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하자 법무부는 곧바로 송환 작전에 들어갔다. 애초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36)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혐의를 벗으면서 패터슨이 유력한 살인 혐의자로 지목된 상황.

법무부는 미국 법무부의 협조를 받아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9년 10월 패터슨의 미국 내 소재를 확인한다. 이에 바로 미국에 범죄인인도청구를 했다. 패터슨은 2년후인 2011년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돼 범죄인인도 재판에 회부됐다.

미국 법원은 2012년 10월 범죄인인도 허가를 결정했으나 패터슨은 이와 별개로 인신보호청원을 제기했다. 범죄인인도 결정이 적절한지 다시 한번 판단해달라는 것이다. 어떻게든 한국 송환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하지만 미국 법원은 패터슨을 외면했다. 패터슨의 청원은 작년 6월 1심과 올 5월 항소심에서 모두 기각됐고 7월에는 재심 신청마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패터슨으로서는 3개월 내 상고를 제기해 마지막 판단을 받아봐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패터슨은 이 과정에서 범죄인인도 결정의 집행 정지 신청을 하지 않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미국 범죄인인도 관련 법에 따르면 인신보호청원을 제기하려면 범죄인인도 집행정지 신청을 해야 하고 각 심결 이후 2개월 이내에 이를 연장해야 한다.

패터슨도 이 법에 따라 1심과 항소심 직후 범죄인인도 집행 정지 신청을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항소심에서 패한 뒤에는 2개월 기한이 만료될 때까지 집행 정지 신청을 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런 상황을 노려 미국 당국을 설득했고 결국 1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의 패터슨 송환 결정을 끌어낼 수 있었다.

패터슨은 이런 전개 과정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다가 미국 당국이 송환 문서에 사인하고서 이를 통보하자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법무부는 21일 오전 국제형사과 소속 검사 1명과 수사관 4명으로 구성된 인수팀을 미국으로 보내 국무장관의 최종 재가를 받고 패터슨의 신병을 넘겨받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패터슨 송환은 한미 당국의 사법 공조 역사상 가장 극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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