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사태 일파만파, 정치권 “車 산업 타격” 우려· 소비자 “속았다” 분통

입력 2015-09-2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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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BMW 주가 동반 하락…獨 부총리 “車 산업 명성 흠집 걱정”

▲폭스바겐 로고. 사진출처=AP/뉴시스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속았다’는 생각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고 독일 정치권에서는 혹여 자동차 산업이 타격을 입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에서 21일(현지시간) 폭스바겐 주가는 전일보다 18.6% 폭락한 132.20유로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141억 유로(약 18조7500억원)가 단숨에 증발했다. 올해 초 260유로를 웃돌았던 주가도 반토막 났다.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사태가 터기지 전까지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자동차 업체였다. 올 상반기 504만대를 판매해 세계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도요타(502만대)를 밀어내고 4년 만에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폭스바겐이 대기오염 기준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적발되면서 가시밭길로 접어든 것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48만2000대를 리콜 조치한 데 이어, 미국과 독일 사법당국도 이번 사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법무부는 폭스바겐을 대상으로 형사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폭스바겐에 부과할 수 있는 벌금 총액은 무려 180억 달러(약 21조1050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배기가스 조작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가 외부감사와 해당 모델 판매 중단 지시 등 진화에 직접 나섰으나 논란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분위기다.

빈터콘 CEO는 전날 성명을 통해 “앞으로 투명하고 발 빠르게, 완벽하게 이 사안을 해결할 것”이라며 “지금도, 앞으로도 회사 내규나 법을 위반하는 어떤 사안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소비자들의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뉴욕 로우빌에 거주하는 영어교사 로리 클리블랜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파사트’를 구입했는데 속았다”면서 불쾌감을 내비쳤다. 지난 2006년부터 폭스바겐 디젤 차량을 사용해온 클리블랜드는 “어떤 조치부터 취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불만을 쏟아냈다.

정치권에서는 자동차 산업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주가가 폭락한 날 다임러와 BMW의 주가도 각각 1.43%, 1.53% 각각 빠졌다. 이에 다임러 측은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스캔들로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고 있다”면서 “다임러는 배기가스 테스트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즉각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독일 집권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SPD)의 시그마 가브리엘 부총리는 “이번 일로 폭스바겐은 물론 독일 자동차 산업의 명성에 흠집이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요헨 플라스바르트 독일 환경부 장관은 “소비자들을 속였고, 환경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면서 “폭스바겐이 시장의 불신을 줄이기 위해 이번 조작이 어떻게 일어나게 됐는지 경위를 모두 실토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폭스바겐이 이번 사태로 자칫하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잃는 것은 물론, 주가도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폭스바겐의 주가는 연고점을 찍었던 지난 3월 16일과 비교했을 때 무려 37%나 폭락했다.

번스테인리서치의 맥스 워버튼 애널리스트는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돌려놓는 방법은 아직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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