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가 이번엔 무슬림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간) 정치·시사대담 프로그램에 전화인터뷰 형식으로 잇따라 출연해 무슬림에 대한 발언을 연이어 쏟아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는 지난 17일 뉴햄프셔주 유세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외국에서 태어난 무슬림’이라는 한 지지자의 주장에 동조해 공분을 사고 있다. 이 발언을 두고 비난이 잇따르자 이를 진화하려고 나섰으나 실패한 것이다.
먼저 트럼프는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서 “대부분의 무슬림은 아주 훌륭하고 멋진 사람들”이라고 운을 뗀 후 “그러나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자가 ‘문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고 묻자 “세계 무역센터 건물을 폭파시킨 것은 스웨덴 사람들이 아니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무슬림이 문제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ABC 방송의 ‘디스 위크’에서는 “나는 무슬림 친구들을 갖고 있다”면서 “당신이 매일 밤 보도하는 것처럼 특정한 무장세력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장세력과 관련된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서는 “무슬림이 훌륭하다”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정치적으로 옳게 말할 수 있지만, 일부가 문제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무슬림이 대통령이 됐을 경우 이를 지지하거나 편안하게 느끼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일정 시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내가 그것을 편안하게 느끼는가. 그것은 지금 당장 답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앞서 트럼프는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해 안 좋고 논란이 많은 발언을 할 때마다 그를 변호해줘야 할 의무가 나에게 있는 것이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만약 누군가가 나에 대한 나쁘고 논란이 많은 발언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다고 했을 때 과연 그가 나를 구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어림도 없는 소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