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여래’ 앞에 나란히 선 김무성·문재인 “몸과마음 아프다”

입력 2015-09-1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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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표가 13일 세계 최대 규모의 약사여래(藥師如來) 좌불상 앞에서 나란히 서서 “몸과 마음이 아프다”며 ‘치유’를 간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능인선원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대법회에 함께 참석했다. 약사여래는 불교에서 중생의 질병을 고쳐주는 ‘약사 신앙’의 대상이 되는 부처를 말한다.

김 대표는 축사에서 “약사 대불(大佛)은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키는 구원불이라고 한다”면서 “저도 지금 마음이 많이 아픈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표도 축사에서 “약사불은 치료의 부처”라며 “저와 김 대표를 비롯해 몸과 마음이 아픈 이 시대 중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도움을 주는 스님”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양당 대표가 능인선원 대불당에 모습을 드러낸 세계 최대 규모 약사여래 좌불상 앞에서 약사여래의 의미를 담아 ‘중생에 대한 치유’를 강조한 것을 두고 최근 이들이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심정을 내비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둘째 사위의 마약 투약 전력이 드러난 데 이어 그의 처벌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봐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문 대표는 혁신안에 대한 비주류의 공세에 맞서 자신의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가 당 내홍의 중심에 서게 됐다.

두 대표에 이어 연단에 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늘 아픈 사람들이 참 많은 거 같다”며 양당 대표를 겨냥한 듯한 농담을 던졌다.

30년 전 능인선원 기공식에 참석했다는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 대표, 문 대표, 박 시장 다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 어려움을 다 극복할 수 있다. 늘 용기를 잃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대독한 행사 축사를 통해 “능인선원은 주지 지광스님과 신도들이 일심으로 힘을 모아 사회통합과 국가발전에 기여해왔다”며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이 능인선원 사부대중(四部大衆·승려와 신도)과 늘 함께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영상 메시지에서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주 빈곤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며 “우리의 정신문화 부흥을 위해서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을 소중히 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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