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7년간 사내유보금 158% 증가,삼성전자 170조 1위...투자는 되레 0.2% 줄어"

입력 2015-09-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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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 7년간 코스피, 코스닥 상장 1,835개사 공시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사내유보금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8%, 115%로 크게 증가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는 반대로 7년간 투자는 0.2% 감소하는 등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고, 고용은 31% 증가했지만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나 고용의 질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30대 기업 등 재벌·대기업일수록 심화되고 있어, 기업들이 돈을 쌓아두고도 투자는 등한시하며 고용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13일 김현미 의원에 따르면 835개 상장사 전체 사내유보금은 2008년 326조원에서 2014년 845조원으로 7년간 519조원(158.6%) 급증했다. 30대 기업으로 좁혀보면 같은 기간 206조원에서 551조원으로 166.5% 폭증했다. 2014년 기준 30대 기업이 상장사 전체 사내유보금의 65%를 차지한다. 개별기업 중에서 삼성전자가 169.5조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상장사 전체 사내유보금의 20%에 해당한다. 특히 삼성전자 사내유보금은 2008년 55조원에서 7년간 114조원(205%)이나 대폭 늘었다.

당기순이익 또한 폭증했다. 전체 상장사 당기순이익은 2008년 39조원에서 2014년 83.9조원으로 1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194%(40조원) 증가한 60.4조원을 기록했으며 삼성전자는 무려 297%나 늘었다.

사상 최대의 사내유보금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투자는 ‘비즈니스 프렌들리’ 이명박-박근혜 정부 7년간 0.2% 감소, 아예 제자리걸음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30대 기업도 2008년 57.2조원에서 2014년 62.8조원으로 9.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2013년 박근혜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모든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있다.

고용 또한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올해 9월 4일 기준, 우리나라 상장사 전체 직원은 150만 명인데 이는 2008년 114만 명에서 31% 증가한 수치이다. 한편 고용은 기업 재무성과와 큰 관련이 없었다. 상위 기업일수록 압도적으로 증가한 사내유보금이나 당기순이익과는 정반대로, 같은 기간 100대 기업은 29.7%, 30대 기업은 24.1% 증가에 그쳤다. 모든 부문에서 독보적 1위인 삼성전자 역시 18.3% 느는 데 그쳐, 규모가 크고 돈 잘 버는 기업이 오히려 고용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비정규직 직원 고용 또한 늘고 있다. 2010년 6만8909명이던 상장회사 비정규직 직원은 2015년 9월 4일 현재 8만5284명으로 24% 증가했다. 30대 기업 비정규직은 13% 감소했으나, 어디서나‘독보적인’ 삼성전자는 110% 증가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5년 전 38명에서 이번 달 4,129명으로 무려 10,766% 폭증했다.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 총 직원은 9,203명 증가했는데, 채용의 44%를 비정규직으로 충원한 것이다.

법인세 실효세율은 급격히 낮아졌다. 상위 10대 기업 실효세율은 외국납부세액 공제 후 기준으로 2008년 18.7%에서 2014년 12.9%까지 하락했다. 특히 공제감면액은 2008년 1조 7,788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4년 3조 6,02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해 막대한 사내유보를 쌓고, 고용은 등한시하며 투자를 줄이고 있지만, 법인세 실효세율은 낮아지고 각종 공제 감면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공제감면액의 상위 10대 기업에 집중이 심화하고 있다. 고용에 소홀한 10대 기업에 임시고용창출세액공제가 2008년 39%에서 2014년 50%까지 증가했고, 다른 공제감면 역시 10대 기업이 절반을 차지하는 모습이다. 전체 법인세 공제감면의 70% 이상이 상위 1% 기업에 몰려있다.

고용은 대기업보다 전체 기업 기준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고용창출투자세액 공제의 기업 규모별 비중을 살펴보면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 2012년 기준 전체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기업 중 중소법인이 50.1%로 공제세액의 10.1%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2014년 74.5%로 늘어난 중소법인의 공제세액은 여전이 11.0% 수준이다. 반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공제세액은 점점 증가해 2012년 55.1%에서 2014년에는 71.4%로 점유율이 늘어났다. 전체 대비 법인수 비중은 12.7%에서 4.8%로 줄어들어 공제액의 집중도가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제 세액의 규모도 448억원에서 6,368억원으로 폭증했다. 그 중에서도 상위 10개 법인 5,417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김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법인세 인하 정책이 기업의 사내유보금만 불렸을 뿐 투자와 고용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 기업 스스로 작성한 재무제표로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2년 예산보다 많은 사내유보금을 꽁꽁 묶어두고 있는 대기업들이 인적·물적 자본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고용창출이 없다면 강력한 세율로 사회 환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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