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얼짱’ 서효원(28·한국마사회)도 첫 도핑 테스트 때의 기억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4~5시간 동안 화장실을 못 간 것 같다”고 말문을 연 서효원은 “소변 참는 일이 가장 곤혹스럽다”고 털어놨다.
정확한 시료 채취를 위해 소변의 농도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도핑 테스트에서는 실수의 연속이었다.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테스트를 다시 한 일이 있다”며 “갈증이 나서 물을 3병(800㎖) 정도 마셨는데 소변 농도가 낮아져서 다시 테스트를 받아야 했다”고 고백했다.
더 곤혹스러운 건 검사관이 화장실까지 따라붙는다는 점이다. 눈앞에서 감독하지 않는 한 타인의 시료(소변)를 제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효원은 “처음엔 부끄러웠다. 화장실을 가는데 한 사람이 따라와 소변을 채취하는 모습을 전부 지켜봤다”며 “요즘은 적응이 돼서 그런지 많이 무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번거로운 일도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소재지를 계속적으로 체크해 주소를 입력해야 하고, 영양제도 함부로 먹을 수 없다. 덕분에 무엇을 먹든 도핑을 생각하고 확인하는 습관까지 생겼다.
도핑에 대한 유혹은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도핑이 탁구 경기에 영향을 미칠 거란 생각을 해본 적도 없다”며 “어차피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관심 자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끝으로 서효원은 “올해는 세계 랭킹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생각”이라며 “다시 10위 안에 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좀 더 기술을 향상시키고 정신력도, 체력도 무장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