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은행권, 대부업체에 넘긴 채권 1조7000억

입력 2015-09-09 10:46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최근 5년간 은행들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대출채권을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대부업체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은행 부실채권 매각 현황을 보면 은행들은 201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5년간 1조7634억원 규모의 부실 채권을 대부업체에 팔았다.

특히 같은 기간 은행에서 대부업체로 매각된 부실채권 중 청년층(20∼35세) 차주 관련 채권 규모는 866억원에 달한다. 은행과 거래했던 청년층이 영문도 모른 채 대부업체의 추심을 당하게 된다는 의미다.

통상 은행들은 회수 가능성이 떨어지는 연체기간 3개월 이상의 고정이하여신 채권을 부실채권(NPL) 시장에 매각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은행들은 같은 기간 저축은행에 1조6785억원, 신용정보회사에 337억원 상당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대부업체는 부실채권을 일정가격에 산 후 추심을 시작한다. 문제는 대부업계가 추심 과정에서 채무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채무 사실을 고지하거나 하루 3회 이상 채무 독촉을 하는 등 불법 행위를 일삼는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150만원 이하 소액채무자나 기초수급자 등 취약계층의 TV나 가재도구를 압류하는 사례가 있었으며,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무를 다시 추심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이달부터 개인 차주의 대출채권 매각 2주 전에 매각 예정사실과 상환해야 할 총금액, 연체 이자 등의 정보를 차주에게 통보하기로 했다.

박원석 의원은 “청년층의 부실 채권이 대부업체로 넘어가는 것은 특히 큰 문제”라면서 “이 기회에 부실 채권 매각 기준과 방식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