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근, ‘신서유기’ 통해 면죄부 받나?[배국남의 눈]

입력 2015-09-0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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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유기’에서 손오공 역할 맡은 이수근이다. 긴장이 너무 된다. 2년 만에 큰 무대 서는 것 같아 긴장이 너무 되는데, 한 때 너무 잘못된 일로 많은 분께 실망 드린 일이 있다” “‘신서유기’의 멤버가 되면서 저 때문에 받지 않아도 될 비난을 출연진과 제작진 받은 게 있다.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많은 생각을 했다. 이 또한 제가 겪어야 할 일이고, 전보다 더 유쾌하고 재밌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보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신서유기’ 제작발표회에 모습을 드러낸 이수근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연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분명 새로운 예능의 역사를 여는 웹예능 ‘신서유기’의 이수근 출연은 뜨거운 감자였다. 오죽했으면 ‘신서유기’기획 첫모임장소를 기자들이 온다는 이유로 몇 차례 변경했을까. 나영석 PD는 취재진을 피해 ‘신서유기’ 팀의 첫 미팅 장소를 세 번이나 바꾼 점에 대해 “저희가 잘못이 있다면 이수근씨와 같이 하는 게 잘못이다. 그렇게 됐다. 저희도 부담을 많이 느끼고, 죄가 없으면 기자 분들 1000명이 있어도 떳떳할 텐데 찔리는 게 있으면 나도 모르게 숨게 된다”며 이수근의 출연이 제작진에게도 큰 부담임을 드러냈다.

이 모든 것을 자초한 이는 바로 이수근이다. ‘개그콘서트’에서 인기 코너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심은 뒤 리얼 버라이어티 ‘1박2일’에 진출했다. 초반 고전하다 국민일꾼으로 자리를 잡은 뒤 자신감을 얻으며 웃음 메이커로 맹활약하며 대중의 높은 인기를 누렸다.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이수근은 지난 2013년 불법도박 혐의로 기소돼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모든 방송에서 퇴출당했다. 그리고 그가 모델로 나선 CF관련 소송 등이 이어졌다. 물론 대중의 비판은 거셌다.

그리고 이수근이 지난 5월 16일 방송된 tvN ‘SNL 코리아 시즌6-김병만 편’ 모습을 드러내자 “구렁이 담 넘어가 듯 복귀냐” “슬그머니 기어 나오냐” “방송복귀 결사반대” “제발 동정여론 조성 말고 복귀 하지마라” 등 복귀 비판 의견이 쏟아졌다.

(사진=네이버 TV캐스트 '신서유기' 방송화면 캡처)

이번 ‘신서유기’에 이수근이 출연하면서 “‘신서유기’는 이수근 일병 구하기 예능”이라는 비아냥도 쏟아졌다. 대중의 사랑으로 엄청난 인기와 수입을 얻는 스타에게 대중은 규범적 기대를 하게 된다. 만약 스타가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는 문제 있는 행동을 했을 때 비판과 비난은 상상할 수 없다. 그것은 오롯이 문제 있는 행동을 한 스타의 몫이다. 이수근의 추락은 본인 스스로 자초한 것이고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비판과 비난역시 감수해야한다.

이수근의 방송복귀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집행유예 기간도 끝났고 방송심의규정이나 방송사 출연제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중의 스타에 대한 여론의 징계는 시효가 없다. 이 때문에 대중의 비판은 지속되는 것이다.

이수근이 진정 방송 출연에 대한 면죄부를 받으려면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한다. 하나는 철저한 반성의 토대위에서 철저한 사생활 관리를 하면서 대중의 신뢰를 다시 얻는 것이다. 이것은 신인이 스타가 되는 과정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힘이 드는 작업이다.

그리고 예능인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야한다. 새로운 예능코드와 함께 신선하고 독창적인 예능감으로 대중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야한다. 진부한 예능스타일로 웃음 주기를 시도한다면 복귀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 해지면서 비판이 더 거세질 수 있다. 이수근은 ‘신서유기’에서 이러한 모습을 잘 드러내야한다. 제작진이나 이수근이 어설픈 동정여론을 일으키려는 설정이나 연출은 오히려 이수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만 극대화할 뿐이다.

복귀한 이수근은 실력으로 정면승부하고 향후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철저한 자기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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