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눈물, ‘무한도전’ 또 다른 존재의미?[배국남의 눈]

입력 2015-09-0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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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조선인이 강제노역을 하다 숨진 비극의 섬, 일본 하시마섬을 찾은 유재석.(사진='무한도전'캡처)
“사실 저희는 한 주, 한 주가 무섭고 두렵고 도망가고 싶다. 중압감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항상 저희 멤버들과 함께 가는 스태프들 있기에 믿고 목요일 녹화장에 나간다. 대한민국 예능프로 퀄리티가 알고 계신 것보다 높은 수준으로 성장했다.”지난 3일 열린 제42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MBC ‘무한도전’김태호PD가 영광의 대상을 수상한 뒤 밝힌 소감이다. ‘

이에 앞서 방송대상 심사위원회는 “‘무한도전’이 예능프로그램의 새 지평을 열고, 매회 창의적인 아이템을 발굴하며,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점을 높이 평가해 대상으로 수상했다” 며 ‘무한도전’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무한도전’이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질을 성장시키는 주도적 역할을 했고 매회 창의적인 아이템을 통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는 대상 선정 이유를 입증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바로 5일 세 번째 방송 하는 해외 거주 한국인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배달하는 ‘배달의 무도’특집이다.

지난 8월 29일 방송된 ‘배달의 무도’ 5일 방송 예고편에선 일본 하시마섬을 찾은 하하와 유재석의 눈물이 보여졌다. 5일 방송되는 ‘배달의 무도’에선 일본 우토로 마을을 찾아 밥상을 배달하는 유재석과 하하의 모습을 내보낼 예정이다. 일본 우토로 마을은 일제강점기였던 1941년, 강제 징용된 한국인 1300여 명이 살던 곳으로 현재까지도 150여명의 한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하하는 우토로 마을에 살고 있는 특별한 주인공들을 만났다. 이어 그들이 이곳을 떠나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우토로 마을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를 접한다. 이날 방송에선 하하의 동반 1인권 사용으로 유재석도 우토로 마을을 찾았다.

유재석과 하하가 찾아 고개 숙이며 “죄송합니다, 너무 늦게 왔습니다”라고 참회하며 눈물을 흘린 곳은 바로 군함을 닮았다 해서 군함도(군칸지마)라고 하는 일본 하시마섬이다. 최근 일본정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둘러싸고 논란이 되면서 관심을 모은 하시마섬은 바로 800여명의 조선인이 목숨과 뒤바꾼 노역을 강요당했던 비극의 역사가 서린 곳이다. 일본 정부는 수많은 조선인이 하시마섬의 숨조차 쉬기 힘든 강제노역의 현장에서 숨져갔는데도 사과는 커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후안무치의 뻔뻔함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한도전’이 바로 조선인의 비극이 서려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하시마섬을 찾아 이곳에 대한 의미를 드러낸다. 비극의 섬을 찾아 우리 국민이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비극의 역사를 다시 소환시켜 기억하게 만든다.

바로 이런 부분이 ‘무한도전’의 또 다른 존재의미다. ‘무한도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본분을 다해왔다. 그래서 10년 동안 높은 시청률로 시청자는 화답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 따뜻한 밥상을 전달한 '배달의 무도'는 '무한도전'이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MBC제공)

‘무한도전’은 바로 사회적 이슈나 양극화의 문제, 비주류와 소외된 계층, 환경문제 등 의미 있는 아이템을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스토리텔링으로 감동을 주고 가치 있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우리가, 우리사회가 돌아보지 않는 비주류, 비인기 그리고 사회적 약자와 환경과 역사문제에 대한 부단한 관심을 보이고 따뜻한 손 내밀기를 통해 의미 있는 반응을 이끌어낸다. ‘레슬링 경기 특집’부터 ‘봅슬레이’‘조정경기’‘스피드’, ‘최현미vs쓰바사 복싱경기’, ‘여드름 브레이크’, ‘쩐의 전쟁’ 등 수많은 ‘무한도전’아이템들이 의미와 감동을 줬고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하시마섬을 찾아 일제강점기 슬픈 비극을 가슴에 안고 사는 동포들을 찾아 따뜻한 밥상을 전달하는 ‘배달의 무도’는 ‘무한도전’이 왜 빼어난 예능 프로그램이자 의미 있는 프로그램인지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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