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절친한 친구의 아내를 겁탈하려 한 파렴치범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강간치상 혐의로 징역 3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을 선고받은 항공사 기장 A(56)씨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피해자 여성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피해자가 사망한 남편의 사진을 보여줬다가 다시 제자리에 두려고 일어서자 방으로 따라들어갔다.
그는 친구 아내를 침대에 밀어 넘어뜨리고 강간을 시도했다. 피해자가 "남편을 생각해 이럴 수 있느냐"고 반항하자 주먹으로 턱을 한 차례 때려 피가 나게 했다.
정작 A씨는 피해자의 피를 보고 놀라 도망갔다. 이후 '취중이라 잘 모르겠지만, 피해자가 성폭행 미수라고 한다'며 경찰서를 찾아 자수서를 냈다.
피해 여성은 아들의 결혼 등 집안 대소사를 A씨와 의논할 정도의 사이였다. A씨는 결혼했지만 범행 당시 부인과 딸은 외국에 체류 중이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당시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A씨가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무고로 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1심은 사건 당시 A씨가 입고 있던 유니폼에서 혈흔이 나온 점, A씨가 피해자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고려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하고 자신이 자수한 만큼 형을 줄여달라고 했으나 항소심은 A씨가 정작 수사기관에서 혐의를 부인했다며 이를 자수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