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한 야지디족 소녀
“그는 날 범하기 전에 항상 기도를 올렸고, 내가 저항하면 ‘신을 숭배하기 위한 일’이라고 소리치곤 했다.”
12세 이라크 야지디족 소녀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로 살았던 경험을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이라크 소수종파 야지디족 출신인 지난(18)은 지난해 초 IS에 붙잡혀 3개월간 억류생활을 하던 중 극적으로 탈출했다. 지난은 자신이 체험한 IS의 성노예 만행을 폭로한 책 다에시(아랍어로 IS를 의미)의 노예가 4일 출판되는 것에 맞춰 프랑스 파리에 왔다.
그는 작년 초 이라크 북부지역을 점령한 IS 무장대원에 붙잡혀 몇 군데를 옮겨다녔으며 전직 경찰과 회교성직자(이맘) 등에게 인신매매됐다.
그는 IS의 성노예 생활이 갖은 고문과 구타, 비위생적인 환경 등 마치 지옥과 같다고 회상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는 훔친 열쇠를 이용해 악몽같은 성노예 생활에서 탈출했으며 현재 이라크 쿠르디스탄에 있는 한 야지디족 난민캠프에서 남편과 살고 있다.
야지디족 여성ㆍ소녀 21명을 인터뷰한 NYT에 따르면 IS는 신자르 점령 직후 약 1시간 동안 야지디족 남성과 여성을 구분해 따로 가두는 작업부터 했다. IS에 납치된 15세 야지디족 소녀 F양은 “낯선 남성들이 나와 엄마를 떼어놓고 창문을 모두 가려 바깥이 보이지 않는 버스에 밀어 넣었다”면서 “버스를 가득 채운 여성들은 서로의 무릎에 앉은 채 어디론가 끌려갔다”고 밝혔다.
IS는 자신들이 주둔하고 있는 이라크와 시리아 요지에 여성과 소녀들을 데려가 이름이나 나이, 고향, 결혼 여부 등을 물어 인신매매 계약문서를 작성했다. 어린 소녀일수록, 예쁜 여성일수록 팔려가는 속도가 빨랐다. 붙잡힌 이들을 대거 탈출시킨 야지디족 사업가 오스만 하산 알리는 “인신매매업자들은 이들 사진 수십장을 가지고 다니며 여성과 소녀들을 사고 팔았다”면서 “사진 귀퉁이에는 노예를 뜻하는 ‘사바야’란 단어와 붙잡힌 이들 각각에 붙은 번호가 함께 써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팔려간 여성과 소녀들은 각종 학대에 시달려야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대원에게 끌려갔던 34세 여성은 “열두살짜리 어린 소녀가 나에 이어 두 번째 노예로 붙잡혀 왔었는데, 온갖 학대로 병에 감염돼 항상 피를 흘리고 있었다”며 “주인은 ‘쟤는 어린 여자애가 아니라 노예일 뿐’이라고 말했고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당부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