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월례 조회, “릴레이 주자 마음으로 인수인계 준비 중”
황 행장은 8일 3월 월례조회에서 “지난 3년간 참 잘한 일들이 많다”며 “그런데 앞으로 잘 해야 할 일들이 더 많구나 생각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황 행장의 이번 월례조회는 우리은행장으로써 갖는 마지막 월례조회. 이 때문에 월례조회를 하는 내내 지난해 초 선포한 ‘1등 은행’이라는 비전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담았다.
황 행장은 “산에 오르면 정상에 갈수록 더 어렵다. 우리은행은 1등 은행이 되기 직전에 서 있는데, 여기서 어떻게 돌파를 해서 정상에 오르느냐, 관문을 앞두고 있다”며 “인당 효율, 영업성 열정과 의지로 난관을 돌파해서 1등 은행이 되기를 간곡하게 당부한다”고 말했다.
황 행장은 “1등 은행이 되기 위한 공식은 간단하다. 1등 은행은 1등 임직원이 있는 은행이며, 1등 임직원은 1등 보상을 받는 은행”이라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1등 보상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2등 보상을 위해 2등 직원을 뽑겠다는 것은 패배주의”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1등 직원을 미리 뽑아놓고 1등 보상을 요구하자”며 “1등 보상을 받아서 1등 은행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만, 1등 은행 꿈을 포기하지 말고, MOU를 개정하든지 폐기하든지 하자”고 덧붙였다.
황 행장은 또 “전통적 예대마진의 은행 영업은 수익적으로 한계에 왔다”며 “수수료 등은 경쟁의 압력을 받을 것이고, 사회로부터 인하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비전통 사업으로 과감히 뛰어들어야 한다고 황 행장은 강조했다.
황 행장은 “창의성으로 고객이 잠재적으로 원하는 상품으로 바꿔줘야 한다”며 “창의적 상품과 서비스 만들어 내지 않으면 은행업은 수익이 약한, ‘흑백 TV 만드는 회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제조업이 혁신의 과정을 겪듯이 은행도 이런 과정을 겪지 않으면 구태의연한 은행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정말 창의성을 요구하는 시대가 왔다”고 덧붙였다.
또한 황 행장은 “고객을 지극정성으로 모시는 시대가 왔다”고 지적했다.
황 행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화도 이런 정신으로 나왔다”며 “‘우리은행은 획기적으로 다르다’, ‘정규직 직원은 정말 다르구나’ 이렇게 창구에서 고객들이 감동할 수 있도록, ‘창의성으로 고객을 찾아갔을 때 우리은행은 다르다’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행장은 “‘고객은 황이다’라는 말은은 잊어버려서는 안되는 금과옥조”라고 강조했다.
황 행장은 지금 릴레이 주자의 마음가짐으로 인수인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행장은 “100m 최고 기록은 9초77인데 릴레이 세계 최고 기록은 37초 40로, 세계 최고 기록 보유자 4명이 릴레이로 뛰는 것이 100m 뛰는 것보다 빠르다”며 “여기에는 바통을 주고 받는데 비밀이 있다. 계주 주자는 다음 주자에게 바통을 넘기기 전까지 100m가 아닌 110m를 죽기 살자하고 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황 행장은 “기업의 업무인계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같이 10m를 더뛴다고 생각하면 승계가 아무런 조직에 변화를 주지 않고 넘어갈 수 있고, 현재 그런 자세로 인수인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행장은 마지막 4자 성어로 임제록에 있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을 전했다. 이는 당나라 선승인 임제 선사의 법어를 수록한 임제록(臨濟錄)에 있는 말로 ‘언제 어디서나 늘 진실하고 주체적이며 창의적인 주인공으로 살아간다면 그 자리가 곧 최고의 행복한 자리’라는 의미다.
황 행장은 이 말을 전하면서 “이 말을 어떤 곳에 다더라도 주인이 되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우리은행에 와서 주인인 것처럼 지난 3년을 보냈으며, 다른 곳에 가더라도 주인처럼 살 것이며, 임직원 여러분들도 맡은 일에 주인인 것처럼 임해달라”고 말했다.
황 행장은 또 “이 말은 또 프로가 되라는 말도 된다”며 “주인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는 것으로, 무슨 일을 하든 지 주인처럼 잘 아는 프로가 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