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ㆍ웹툰ㆍ웹드라마ㆍ웹예능..스낵컬처, 대중과 대중문화 강타! 왜? 얼마나?

입력 2015-09-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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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지원(왼쪽), 이수근, 이승기, 강호동(사진= tvN ‘신서유기’ 포스터)

“딱히 의도적인 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재미만을 생각했습니다. 한회에 10분짜리 클립 5개를 내보낼 생각입니다. 짧은 시간 가볍게 자신을 내려놓고 편하게 즐기셨으면 합니다.” 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선 새로운 예능 콘텐츠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바로 웹과 모바일로 제공된 웹예능 ‘신서유기’제작발표회였다. ‘신서유기’연출자 tvN나영석PD는 웹예능의 승패를 쉽게 말할 수 없지만 새롭게 도전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했다.

2015년 벽두부터 올 한해 문화 콘텐츠의 흐름을 주도할 키워드는 무엇일까라는 전망들이 쏟아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보고서‘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2015년을 전망하다’에서 올 한해 유행할 문화 콘텐츠 키워드로 ‘스마트 핑거 콘텐츠’를 첫손에 꼽았다. 언제 어디서든 이용이 가능한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한 가운데, 이에 걸맞은 스마트 핑거 콘텐츠가 쏟아질 것에 주목한 것이다.‘손가락 하나 까닥’이며 이용하는 스마트 핑거 콘텐츠 즉 스낵 컬처가 대중문화 분야에서도 대세를 이루고 있다.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 웹예능가 대표적이다.

‘엽기적인 그녀’ 등 1990년대 온라인 게시판에 연재됐던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나 팬픽 등 인터넷 소설이 진화와 변모를 거듭하다 ‘웹소설’로 자리잡았다. 2013년 1월, 네이버에서 웹소설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웹소설’용어가 대중화했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문피아 등 웹소설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이들 업체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월 ‘웹소설’ 출시 2주년을 맞아 공개한 ‘네이버 웹소설 콘텐츠 현황’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동안 글을 올린 작가는 전업작가에서부터 학생, 주부에 이르기까지 6만 7000여 명에 달하고 작품수는 전년대비 115% 증가한 12만 3000여 편이었다. 하루에 183명의 작가들이 약 340편의 작품을 올린 셈이다. 작품 당 평균 조회수는 약 2900만 회에 달했다. 네이버는 “원고료와 미리보기 수익만으로 한해 2억 8000만 원을 번 작가를 비롯해 1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린 작가가 7명이다. 이들의 직업은 평범한 주부부터 20대 대학생, 교사 등으로 다양하다.‘로맨스 소설계 스타’로 불리는 이지환 작가는 현직 중학교 교사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지는 인기 웹소설 작가들을 영입하는 등 서비스를 개선해 인기 앱으로 부상했으며 조아라나 북팔, 문피아 등 다수의 웹소설 업체들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북팔은 2014년 매출 35억원을 올렸으며, 2000년 온라인 소설 사이트로 창업한 조아라는 매출 기준 최근 3년 간 313%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출판 소설과 달리 웹소설은 매해 큰 폭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지난 2013년까지 100억원 규모도 되지 않던 국내 웹소설 시장이 올해는 200억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웹툰 역시 최근 들어 대중문화의 강력한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웹툰은 웹사이트 만화다. 이미지 파일 만화의 총칭으로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다. 웹툰은 1990년대 후반 IMF로 출판만화 시장이 침체되고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만화들이 개인블로그나 홈페이지에 연재되면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포털 다음이 2003년 ‘만화 속 세상’이라는 코너를 신설해 강풀 작가의 ‘순정만화’를 소개한 것을 비롯해 포털들이 앞 다퉈 웹툰을 소개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2009년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웹툰은 또 한번 도약을 하면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웹툰시장 규모는 2013년 현재 1500억원에 달했지만 KT경제경영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2015년 올 한해 웹툰시장 규모는 30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부터 카카오페이지 등 모바일, 통신사 사이트, 신문사 포털, 레진코믹스를 비롯한 웹툰 전문사이트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많은 웹툰을 게재하고 있다. 2014년 네이버의 웹툰은 연재작품 159편, 완결작 318편에 달한 것을 비롯해 다음의 경우 연재작품 99편, 완결작 403편, Kt(올레마켓)는 연재작품 52편, 완결작 20편, 카카오 페이지는 연재작품 70편 완결작 1편, 레진코믹스는 연재작품 170편, 완결작 80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3명 중 1명이 웹툰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윤태호 작가의 ‘미생’등 적지 않은 웹툰 작품들이 10억뷰를 넘기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웹드라마 역시 각광을 받고 있다. 용어조차 생소한 웹드라마가 이제 킬러 콘텐츠로 부상하며 KBS와 C E&M 등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 SM엔터테인먼트 등 연예기획사,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오아시스픽처스 같은 영상콘텐츠 제작사, 교보와 삼성같은 대기업들이 앞 다퉈 제작에 나서고 있다.‘손안의 극장’ ‘모바일 무비’ ‘SNSN드라마’‘인터넷 드라마’로도 불리우는 웹드라마는 언제, 어디서든 틈날 때 잠깐씩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낵 컬처의 대표주자로 떠오르며 대중의 눈길을 붙잡기 시작했다. 웹이나 모바일을 통해 볼 수 있는 웹드라마는 정해진 포맷은 없다. 지상파 드라마 제작비 10~20분 1선인 회당 제작비 2000만원으로 제작된다. 대체로 6~20회로 회당 3분짜리 짧은 것도 있지만 10~20분 내외다. 웹드라마는 포털과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등 동영상 사이트, 모바일에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웹드라마가 본격화한 신호탄은 2013년 2월 조윤희 정겨운 주연의 ‘러브 인 메모리’다. 2014년 ‘아직 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미생’‘무한동력’ ‘스무살’‘후유증’ ‘방과후 복불복’ ‘어떤 안녕’‘연애세포’등 30여편의 웹드라마가 쏟아졌다. 지난 4월 SM과 라인이 공동제작한 웹드라마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는 재생건수가 10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웹드라마의 인기가 최근 들어 급상승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을 많이 하는 1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관심을 얻으면서 TV 드라마에서 다루기 힘든 소재나 형식을 과감하게 도입한 것도 웹드라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김태옥 네이버 TV캐스트 부장은 지난 7월 열린 ‘2015 넷트렌드 콘퍼런스’에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출시하는 웹 드라마 중 3분의1 정도만 100만 재생수를 넘었는데, 최근에는 대부분이 기본 100만은 넘는다. 웹드라마 저변이 빠르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에 이어 이제 본격적인 웹예능이 제작되기 시작됐다. 강호동 이승기 이수근 은지원 등 스타들이 출연해 만드는 ‘신서유기’는 예고편이 공개된 첫날 100만클릭을 올리는 등 선풍적인 관심을 모았다. 중국소설‘서유기’에서 캐릭터를 빌려와 저팔계 강호동, 사오정 은지원, 손오공 이수근, 삼장법사 이승기가 여행을 하면서 게임과 미션을 수행하는 웹예능이다. 4일 공개될 예정인데 콘텐츠 관계자들은 ‘신서유기’가 웹예능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웹과 모바일기기를 통해 유통되는 스낵컬처의 대표주자,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 웹예능은 콘텐츠 자체로도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 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미국 등 외국에 수출돼 한류 콘텐츠로도 각광받고 있다. 네이버 웹툰&웹소설은 영어·중국어·태국어 등 다양한 언어권 독자들도 웹툰과 웹 소설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다음카카오도 중국의 최대 포털 사이트인 텐센트의 QQ닷컴 등에 다음 웹툰 콘텐츠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방과후 복불복’등 적지 않은 웹드라마가 중국, 베트남 등 해외에 진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웹예능 ‘신서유기’도 중국 QQ닷컴을 통해 방송된다.

무엇보다 ‘뱀파이어의 꽃’‘올드맨’을 비롯한 적지 않은 웹소설과 ‘미생’‘이끼’ ‘지킬 박사는 하이드씨’등 수십편의 웹툰이 영화와 드라마, 출판물로 만들어지는 등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Multi Use)의 대표적인 콘텐츠로 자리 잡으면서 웹소설, 웹툰, 웹드라마, 웹예능은 이제 대중문화 지평을 확장하며 대중문화산업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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