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급락, 2월 급등, 3월 폭락. '식스센스'나 '아이덴티티'를 능가하는 반전의 연속이다. 때마침 눈보라를 동반한 꽃샘추위와 함께 주식시장 역시 '춘래불사춘'이다.
국내증시가 맹렬한 기세로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던 지난달 27일. '3월의 역습'이라는 제목으로 조심스러운 시황전망 요약기사를 작성했을때도 차마 이 정도일 줄 몰랐던 엄청난 반전이다.
최근 국내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급락을 촉발한 변수로는 중국증시 급락과 긴축정책, 엔케리트레이드 청산에 따른 이머징마켓 투자자금 이탈 가능성, 미국 모기기시장 부실과 경기 경착륙 가능성 등으로 압축된다.
이러한 변수들은 국내증시가 일주일만에 사상최고치로부터 100포인트 빠지면서 어느정도는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투자증권 박준범 연구원은 미국, 중국, 일본으로부터 날라온 위의 세가지 변수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우선 중국증시의 급락은 지난 하반기 이후 급등했던 데 따른 조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이를 계기로 전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추세화 될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 엔케리 트레이드 역시 그 실체가 불분명한데다 급격하게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하하거나 일본이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아 시장의 우려만큼 대규모로 단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모기지론 부실의 경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미국 경기전체로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연구원을 포함한 다수의 시장분석가들이 '이같은 변수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됐거나 악재로서의 유효기간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훼손된 투자심리가 언제 회복되느냐' 이다. 추가하락의 폭을 결정하는 변수도 이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오늘 새벽에도 급락한 미국증시를 비롯해 글로벌증시의 하락세 지속, 선물옵션동기만기일(8일) 등이 여전히 투자심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변동성이 그칠때까지는 신중해야한다는 조언이 지배적이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다음은 6일 국내증권사들의 증시전망 요약이다.
▲대우증권 이건웅
-현 증시 하락은 실제적으로 펀더멘털 악화의 가시화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경기 회복의 과도기적 과정에서 나타난 우려감, 즉 심리적인 측면의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최근 하락은 국지적인 원인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중국 및 미국에서 촉발된 글로벌 현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심리가 회복되어 상승세로 돌아서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 단기적으로 글로벌 경기나 프로그램매매에서 자유로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매매대상 압축 전략이 필요하다.
▲한양증권 홍순표
-지난주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규모를 1조원 이상 줄였다는 점에서 금번 트리플위칭데이는 크게 부정적이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전기전자업종을 비롯해서 그동안 집중적으로 매수했던 금융업종에 대해서도 차익실현에 주력하는 등 매수주체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매매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은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 여건과 수급 여건의 개선 가능성이 확인되기 전까지 시장 참여는 낙폭과대에 따른 자율 반등을 겨냥한 기술적 매매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키움증권 김형렬
-엔화강세의 진정시기는 일본 기준금리 동결가능성이 예견되는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3.19~20) 이전이 될 것으로 보이고, 중국발 긴축 우려는 춘절 연휴로 조업일수가 적었던 2월 거시지표를 확인하며 시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급격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혼란은 첫 신호를 보낸 엔화의 가치 변동과 중국증시의 안정이 선행되는 과정을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 이승우
-미국 경기의 연착륙과 완만한 확장이라는 전망이 아직 유효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심리는 그렇지않은 것 같다. 최근 연방금리선물은 급격히 하락하면서 시장의 불안한 심리를 잘 나타내주고 있다. 지난 1월말까지만 하더라도 금리인하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고 있던 연방금리선물은 지난 2월 중순부터 빠르게 하락해 오는 8월경 한 차례 금리인하와 올해 연말경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과 같은 분위기라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의 후퇴 징후로 인식될 수 있고 요즘 크게 이슈화되고 있는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연방금리의 인하는 시장의 충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