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인터넷은행 도입이 임박한 가운데 앞서 인터넷은행을 도입한 미국의 사례를 반면 교사 삼아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자본시장연구원 이성복 박사는 '자본시장 리뷰' 가을호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형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할 목적으로 미국 인터넷 전문 은행 38곳의 진입, 퇴출 특징을 분석했다”며 “분석 결과, 기존 은행과 차별성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절반 이상이 퇴출되거나 생존하더라도 규모의 경제 달성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한국형 인터넷 전문은행이 성공을 거두려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은행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인터넷전문은행간 경쟁 구도를 살펴보면, 기존 은행처럼 예대 업무를 주목적으로 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대출 시장에서 차별적인 고객기반을 확보할 경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출시장에서 기존 은행과 차별적인 고객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예금시장에서 경쟁할 경우 실패했다.
실제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인터넷전문은행 38곳이 새로 진입하고, 14곳이 부도나 인수, 자진 폐업 등으로 퇴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퇴출 은행 14곳 대부분은 기존 은행과 차별적인 고객 기반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 박사는 “퇴출은행 13곳의 설립자 유형은 은행, IT, 기타 등으로 기존 전통 은행과 차별 없이 예대 업무를 주목적으로 했고, 나머지 1곳은 ING그룹 계열사로 ING그룹 경영전략상 2012년 11월 Capital One에 피인수 됐다”며 “이와 달리 기존 고객 기반과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이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생존 비율이 높고 규모와 범위의 경제 실현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특히 증권 주도로 설립한 Charles Schwab Bank와 Trade Bank는 투자 고객의 현금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안정적으로 성공했다는 것.
또한 카드, 캐피탈, 자동차, 가전, 소매, 유통인 인터넷전문은행도 금리 탄력성이 낮은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특성에 맞는 차별화 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안착했다는 평가다.
이 박사는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차별적인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설립 주체에게 인가가 필요하다”며 “앞서 사례에도 나왔지만 기존 고객 기반이 없는 경우 무리한 금리 경쟁을 촉발시켜 은행산업의 수익성 및 건전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고, 기존의 은행 서비으와 차별적인 서비스를 내놔야 서비스 경쟁 촉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오버뱅킹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우리나라 은행산업 현실을 고려할 때, 인터넷전문은행은 금리 경쟁 보다 서비스 경쟁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