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때 바스프에 9000억에 매각… 백광산업이 인수 후 대상 1207억에 재인수
1973년 국내에서 라이신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임 명예회장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독일 바스프레 라이신 사업부문을 6억달러(당시 약 9000억원)에 매각했다. 당시 대상은 라이신 사업이 시장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며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과 20%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알짜였다. 라이신은 식물성 사료에 부족하기 쉬운 필수 아미노산을 공급해주는 화합물질로, 사료 제조에서 없어선 안되는 재료다.
바스프는 인수 후 중국 업체들의 난립으로 국제적인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적자에 빠져 2007년 라이신 사업부를 백광산업에 250억원에 넘겼다. 이후 백광산업은 1000억원 가까이 비용을 투자해 전북 군산 라이신 공장을 운영했고, 현재 연간 15만톤의 라이신을 생산하고 있다. 백광산업 라이신 사업부는 점유율 6.5%로 세계 5~6위권이다.
중국 등 해외 사료업체들이 대량 생산에 나서면서 라이신 가격이 점차 하락하는 등 사업성이 떨어지자 백광산업은 다시 인수자를 찾아 나섰고, 17년간 돌고 돌아온 끝에 원래 주인인 대상을 찾게 됐다. 임 명예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더불어 김종의 백광산업 회장이 임 회장의 누나인 임경화 씨 남편이라는 점도 이번 인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임 명예회장은 라이신 사업을 자사의 기존 사업 부문과 연계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차세대 성장 사업으로 키울 방침이다. 과거의 라이신 사업 노하우와 60여년간 축적된 바이오 기술력으로 인수 후 1년 내에 세계 최고 수준의 라이신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전분당 6000억원, 라이신 3000억원, 바이오 1500억원 등 소재 시장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임 명예회장의 의지가 강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었다”며 “대상그룹이 라이신 제조 노하우를 갖고 있고, 바이오 사업과 전분당 사업을 통해 익혀온 자사 기술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