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포커스] 차이나리스크로 다시 주목받는 ‘외환시장 3중 방어막’

입력 2015-08-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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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절하증시폭락 韓 경제 강타“외국 자본 급격한 유출입 막아라”외환건전성 부담금선물환포지션 등금융위기 넘긴 3종세트 역할론 부각

위안화 절하, 기준금리-지급준비율 인하에다 증시 폭락에 따른 중국발(發) 쇼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우리 경제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이에 따른 정부대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불안 때마다 반복되는 투자자금의 이탈을 막아선 ‘거시건전성 3종 세트’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거시건전성 3종세트, 금융위기가 모태= 2010년 거시건전성 또는 외환건전성 3종 세트로 불리는 정부정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기인한다.

선진국의 시장 충격을 완화하고자 마련된 ‘3종 세트’는 △외환건전성 부담금 △선물환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제도 등 3가지 규제를 뜻한다.

이들은 급격한 자본유출입을 막기 위한 장치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단기성 자본의 유출입이 가진 위험성을 체험한 영향이 컸다. 실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자본 자유화가 급격히 진행된 뒤 외국 자본이 유입됐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 급속히 빠져나갔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난 뒤에는 또 자금 유입이 빠르게 늘었다.

이에 정부는 자본 유출입의 문턱을 높이고자 2010년 1월 선물환 포지션 제도 도입했다. 2011년 1월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 제도를 부활했고 2011년 8월 거시건전성 부담금을 도입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 한국 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3종 세트’의 역할이 컸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정책이란 평가다.

하지만 지난 2013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자본자유화 규약’ 위배를 근거로 문제를 제기했다. 3종세트가 국가간의 자유로운 자본거래를 제한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주요 20개국(G20)이나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이를 모범 사례로 대우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이견은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정부 또한 3종세트 사수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과도한 자본유입 막는 외화건전성부담금 = 전체 외화부채에서 외화예수금을 뺀 비예금성외화부채의 잔액에 부과하는 부담금을 말한다. 은행들이 외국으로부터 과도하게 자금을 빌리는 걸 막기 위한 것으로 2011년 8월부터 부과되고 있다.

부담금은 미달러화로 징수 후 외국환평형기금에 기존 재원과 구분계리해 적립한다. 적립된 부담금은 위기시 금융기관에 대한 예치·대여 또는 스왑의 방식을 통해 외화유동성 지원 목적으로 사용된다.

하지만, 현행 외화건전성 부담금은 은행에만 부과돼 업종 간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올해 대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금융기관들의 외환 건전성 부담금 제도를 대폭 개편했다.

실제로 지난 7월 1일부터 은행 이외에 증권사, 여신전문금융사, 보험사도 금융기관의 과도한 외화차입을 막자는 취지로 도입된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내야 한다.

다만 비은행금융사의 부담을 고려해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시행 이후 발생한 부과대상 부채의 월말 잔액의 평균이 1000만 달러를 초과하는 금융사로 한정했다.

또 실질적 위험이 같은 부채를 달리 취급하거나 인위적인 차입 만기조정에 따른 부담금을 회피할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해 계약만기와 무관하게 ‘잔존만기 1년 이하’의 비예금성외화 부채에 ‘단일요율(10bp)’로 부과하는 내용으로 개정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금융업권간 형평성이 제고되고, 외화부채구조 개선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엔저 방어선, 선물환포지션 제도 = 선물환 포지션[(Forward Exchange Position)은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의 비율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선물환은 환변동 위험을 줄이고자 미리 정해진 환시세로 매매할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수출기업들이 향후 유입될 달러 가치 변동을 막고자 선물환 매도를 하면 국내외 은행들이 이를 받아줘(선물환 매수) 거래가 일어난다.

하지만 은행들은 선물환 매수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려고 동시에 현물환을 매도하고 이 과정에서 단기 달러 차입이 발생한다. 선물환 포지션은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로 정부는 이를 일정 한도 내로 묶어 과도한 달러차입과 이로 인한 외화유동성 불안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선물환포지션 규제는 원화강세와 엔저현상의 대응전략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특히 은행의 단기 차입의 증가 원인이 선물환 매입 때문이라는 지적 때문에 규제의 대상이 됐다.

선물환 포지션은 국내은행은 30% 이하,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150%로 각각 제한돼 있다. 비율이 높아질수록 금융기관의 외화차입 여력은 늘어난다.

◇과도한 유동성 해소 위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제도= 정부가 2011년 비과세를 전환해 부활시킨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제도는 외국인(비거주자 및 외국법인)이 국채와 통화안정증권 등에 투자해 얻은 소득이 대상이다.

이에 대해서는 국내 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이자소득과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 소득세가 원천징수된다.

정부는 당시 도입 근거로 과도한 외국인 채권투자 확대는 외환시장 변동성을 증가시키고 경제 전체 시스템 리스크를 확산시킨다는 점을 꼽았다.

또 2011년 당시 미국의 양적 완화로 인해 외국자본이 급격히 유입되게 되면, 원-달러 환율 급락 및 채권금리 하락을 야기해 기업의 수출 경쟁력 저하 및 각종 금융정책 실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고, 반대로 급격히 빠져나가는 경우 2008년 하반기의 외화 유동성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정부는 이를 탄력과세로 지정하면서 그간 글로벌 유동성의 유입과 이탈에 대한 정책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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