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Welcome to Woman”

입력 2007-03-0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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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카드, 보험 등 여성전용 상품 줄이어

미국사회에서는 여성을 ‘가정 내 최고 구매책임자(CPO, Chief Purchasing Officer)’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 여성의 한해 소비규모는 약 6조달러로 미국 GDP의 50%를 상회하고 있다. 가정 내 소비는 물론 재테크까지 총괄하는 가정의 ‘경제 권력자’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면서 여성이 가정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사회의 소비주체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의 눈높이에 맞춘 상품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블루슈머’ 6가기 중에는 ‘무서워하는 여성’, ‘일하는 엄마’ 등 여성과 관련된 것이 2가지가 포함됐을 정도로 ‘여성’은 경제, 소비의 중심이 되고 있다.

'여성' 공략에 나서기는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최근 몇 년 사이 금융권에서는 여성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성이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과거 틈새시장으로만 여겼던 여성시장을 주력 시장으로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판매하고 있는 대부분 상품들에서 성별 구성비가 여성이 월등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성을 잡아야만 상품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의 마음을 잡기위한 다양한 상품들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의 경제력이 커지면서 은행, 카드, 보험 등 금융권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풍성한 대우’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여성에 대해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진 곳은 카드업계. LG카드는 지난 1999년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레이디카드’가 출시됐다. 이 상품은 지금도 LG카드의 주력 상품 중 하나로 지속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상품이 ‘빅 히트’를 하면서 당시 국민카드(현재는 국민은행에 합병)에서 ‘e-퀸즈 카드’, 외환카드(현재 외환은행에 합병)에서 ‘미즈카드’, 삼성카드에서 ‘지엔미카드’ 등을 출시했다.

외환은행의 미즈카드를 제외하고는 지금도 여성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상품이며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미즈카드는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이지만, 서비스를 업그레이드를 위한 조치로 조만간 다시 재개될 예정이다.

국민은행의 e-퀸즈카드 역시 지난해 10월 카드 디자인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했다. 세계적 디자이너인 앙드레김이 직접 카드 도안을 디자인 한 ‘e-퀸즈 앙드레 김 카드’를 출시한 것.

삼성카드도 지엔미카드에 이어 ‘지엔미 포인트카드’, ‘로즈 플래티늄카드’ 등 여성전용 상품이 추가로 출시됐다.

이 외에서 비씨카드가 ‘프리 마돈나 카드’를 선보였으며, 현대카드가 주력카드인 ‘현대카드M’에 여성 전용 서비스를 강화한 ‘현대카드M 레이디’를 출시했으며, 신한카드도 ‘마이센스카드’와 함께 특히 젊은 여성을 공략하는 캐릭터 카드인 ‘헬로우 키티 카드’를 출시했다.

또 롯데카드도 여성 전용은 아니지만 ‘새롯데 플래티늄 카드’를 선보여 주로 여성층을 공략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7월 20∼30대 여성이 타깃인 ‘커피카드’에 이어 최근에는 30∼40대 맞벌이 여성을 공략한 ‘둘이 하나카드’를 선보였다.

이들 여성전용 상품들은 상품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백화점, 대형할인점, 홈쇼핑, 면세점, 온라인 쇼핑몰 등과 뷰티, 건강, 문화, 교육 등 여성 매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가맹점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도 카드업계에 결코 뒤지지 않게 여성을 공략하는 상품들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제공하고 있는 여성전용 예금상품들도 다양한 부가서비스들을 바탕으로 여성 고객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의 여성시대 통장은 여성 암보험, 문화센터 무료수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통장은 본인만이 거래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비자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결혼을 앞둔 여성을 위한 우리은행의 ‘미인통장’은 가입기간 중 결혼이나 출산을 할 경우 0.1%P의 우대 금리를 받을 수 있으며, 출산한 자녀 명의로 통장도 개설해 준다.

신한은행의 ‘Tops 레이디플랜 저축예금’은 결혼, 출산 또는 주택 구입 때 거래 실적에 따라 금리를 우대해 준다. 가입만 해도 건강검진, 웨딩컨설팅 할인, 여행상품 할인이 가능하다.

하나은행도 결혼, 출산 등의 사유로 중도해지하더라도 약정금리를 모두 지급하며 부가서비스로 여성전용 온라인 컨텐츠 무료이용 및 외화환전 우대서비스 등도 받을 수 있는 ‘여우 통장․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명품여성통장’은 전자금융 및 자동화기기를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각종 우대금리 제공과 각종 암보장 보험, 가계부 기능 제공 등 여성을 위한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명품 여성통장’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이후 71일만에 판매액 2조원을 돌파하는 등 ‘불티나게’ 팔렸다. 71일만의 2조원 판매는 은행권 상품 중 최단 기간이다.

여성과 관련된 특이한 상품 중 하나는 바로 하나금융그룹의 '쉬앤스타일(She&Style)펀드'. 이 펀드는 화장품, 패션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여성 선호도 조사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기업, 화장품, 생활가전 등 여성의 구매력이 우선시되는 업종, 여성의 취향, 성향, 트랜드를 파악해 여성소비자에 대해 우월적인 판매정책을 가진 기업 중 펀더멘털이 우량하고 저평가된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성을 위한 보험상품도 다양하다. 전업주부 600명과 인터뷰를 한 뒤 개발한 메리츠화재의 ‘사랑愛찬 여성보험’, 여성질병 및 재해에 대해 보장해주는 동양생명의 ‘수호천사 여자만세 보험’, AIG손해보험의 ‘여자니까 AIG 여성질병 보험’ 등 여성을 위한 다양한 보험상품들도 있다.

금융권에서 이처럼 여성전용 상품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높은 인기를 모으는 또 하나의 비결은 바로 ‘입소문 마케팅’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여성은 상품만 우수하다면 누가 부탁하지 않아도 스스로 그 기업의 걸어 다니는 입소문 마케터로서 훌륭한 전달자 역할을 한다”며 “커다란 소비주체로 떠오른 여성에 대한 ‘이브’ 마케팅은 당분간 금융권에서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여성’은 여성의 아름다움만큼 금융권의 사랑과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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