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 대표, 사기 혐의 고소…피해 금액 1000억대

입력 2015-08-2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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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정수기 업체 대표가 대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운동기기를 무료로 렌털해주겠다며 1만여명을 모집한 뒤 렌털비를 내지 않고 잠적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4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렌털·판매하는 중견 가전업체인 한일월드 이영재 대표는 자사 고객 200여명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일월드는 작년 5월부터 신상품 체험단 모집 명목으로 950만원 상당의 음파진동 운동기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홍보에 나섰다.

4년간 운동기를 렌트해 쓰면서 운동장면이 담긴 사진을 제공하거나 설문에 응하면 렌트비를 대납해줄 뿐만 아니라 4년 후에는 운동기 소유권도 넘기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회사는 '금융리스 렌털'이라는 생소한 방식을 제시했다. 월 19만8천원씩 발생하는 할부금을 회사 측이 현금으로 이벤트 참가자 통장에 입금하면 캐피털 업체가 이를 출금해가는 방식이었다.

이벤트에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1만400여명이 참가해 전체 계약 금액은 1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1년간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난달 한일월드 측이 돌연 입금을 중단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일월드가 약속한 할부금을 입금해주지 않았지만 캐피털사는 피해자들의 통장에서 계속 돈을 빼가고 있다. 피해자들이 계약을 해지하려 해도 한일월드와 연락도 되지 않는 상태다.

이들은 4년 계약을 한 터라 앞으로 수백만원에 달하는 음파진동 운동기 잔액을 캐피털사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야 할 판이다. 아직 고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피해자들의 추가 고소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장을 접수하고 일부 피해자를 조사하는 한편 이 대표에게 출석하라고 전화로 통보했지만 연락이 안 되고 있다"며 "출석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받아 추적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가 1992년 창립한 한일월드는 정수기 렌털사업으로 성장해 공기청정기, 비데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영역을 넓힌 중견 기업으로서 작년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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